흔히 찜닭이라고 하면 간장 양념에 당면과 감자를 넣고 달콤 짭짤하게 졸여낸 안동식 찜닭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자극적인 양념 대신 닭 본연의 담백한 맛을 극대화한 요리가 있다. 바로 평안도 등 이북 지역에서 즐겨 먹던 이북식 찜닭이다. 이북식 찜닭은 닭을 진한 육수에 삶아낸 뒤 그 위에 살짝 데친 부추를 수북하게 얹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양념 없이 오직 불 조절과 부재료의 조화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집에서도 유명 맛집 못지않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이북식 찜닭의 핵심 비법과 양념장 레시피를 상세히 소개한다.
■ 잡내 없이 깔끔하게... 첫 단계는 '기름기 제거'
이북식 찜닭의 생명은 투명할 정도로 깔끔한 맛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닭의 기름기를 철저히 제거하는 것이다. 닭 한 마리를 준비했다면 꽁지 부분의 지방 덩어리와 목 주변의 껍질, 내장 사이의 핏물을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 손질된 닭은 끓는 물에 한 번 데쳐내는 초벌 삶기 과정을 거친다. 물이 끓을 때 소주 반 컵이나 맛술을 넣고 닭을 넣어 3분에서 5분간 끓이면 불순물과 겉기름이 빠져나온다. 이 물은 미련 없이 버리고 닭을 찬물에 다시 한번 씻어낸다. 이 과정을 거쳐야 국물 맛이 텁텁하지 않고 맑아진다.
■ 잡내를 잡는 포인트는?

본격적으로 닭을 삶을 때는 물 2리터 정도에 대파 흰 부분 2대, 양파 1개, 통마늘 10알, 생강 1쪽, 통후추 1큰술을 넣는다. 이때 이북식 찜닭만의 깊은 풍미를 더하고 싶다면 엄나무나 황기 같은 약재를 소량 넣어도 좋다. 중요한 점은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다. 소금 간은 아주 살짝만 하여 닭고기 자체의 감칠맛이 국물에 우러나게 한다.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약 30분에서 40분간 삶아내면 고기는 부드러워지고 진한 닭 육수가 완성된다. 너무 오래 삶으면 고기가 흐물거려 식감이 떨어지므로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핏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가 적당하다.
■ 이북식 찜닭의 주인공, '부추'를 얹는 타이밍
이 요리의 핵심이 바로 부추를 얹는 과정이다. 닭이 다 삶아지면 고기만 따로 건져내 넓은 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남은 뜨거운 육수에 깨끗이 씻은 부추를 아주 잠깐, 약 5초에서 10초 정도만 담갔다가 뺀다. 부추를 닭과 함께 처음부터 넣고 삶으면 질겨지고 색이 변하지만 마지막에 육수의 잔열로 살짝 데치면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향이 살아난다. 데쳐낸 부추를 고기 위에 이불처럼 수북하게 덮어주는 것이 이북식 찜닭의 비주얼이자 맛의 포인트다. 부추의 따뜻한 성질이 닭고기와 만나 영양 궁합을 맞출 뿐만 아니라 고기의 느끼함을 완벽하게 잡아준다.
■ 맛의 화룡점정: 톡 쏘는 '특제 양념장' 레시피

이북식 찜닭은 고기 자체에 양념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함께 곁들이는 양념장이 맛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간장 양념이 아니라 겨자의 톡 쏘는 맛과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조화를 이루는 비법 양념장이 필요하다. 양념장을 만들 때는 고춧가루 3큰술에 뜨거운 닭 육수를 3큰술 부어 먼저 불려준다. 이렇게 하면 양념장이 겉돌지 않고 고기에 잘 달라붙는다. 여기에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설탕 반 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고 섞는다.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연겨자다. 연겨자 1큰술을 취향에 맞게 넣어 섞어주면 겨자의 알싸한 맛이 담백한 닭살, 부드러운 부추와 만났을 때 비로소 이북식 찜닭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맛이 완성된다.
■ 사람들이 자주 묻는 "이북식 찜닭" 궁금증
많은 이들이 부추 대신 쪽파를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해한다. 이북식 찜닭은 부추와 쪽파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하므로 쪽파를 육수에 살짝 데쳐 얹어내면 달큰한 맛이 가미되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닭 껍질 제거 여부도 고민거리인데 담백한 맛을 선호한다면 제거해도 좋지만 잘 삶아진 껍질의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려면 껍질을 그대로 두고 삶는 것이 낫다. 닭과 부추를 먹고 남은 육수는 버리지 말고 칼국수 면을 넣거나 찹쌀을 넣어 죽으로 만들어 마무리하면 완벽한 한 끼가 된다. 마지막으로 고기가 퍽퍽해지는 것이 걱정된다면 접시에 담은 고기 위로 육수를 한 국자 뿌려주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