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영웅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예우의 격을 한 단계 높인다. '의향(義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수당을 현실화하고, 그동안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대상자들을 보듬는 등 보훈 정책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전남도는 2026년부터 참전명예수당 인상과 보훈명예수당 지급 대상 확대, 독립유공자 유족 의료비 지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강화된 보훈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국가유공자의 희생이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참전용사 지갑 두툼하게…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참전명예수당의 인상이다. 6·25 전쟁과 월남전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기존 월 5만 원이었던 도비 수당을 7만 원으로 올린다. 여기에 각 시·군에서 지급하는 자체 수당까지 더해지면, 거주 지역과 연령에 따라 매월 최대 27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돼 고령의 참전 유공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원의 문턱도 대폭 낮춘다. 그동안 전몰·순직군경 유족에게만 한정됐던 '보훈명예수당'의 지급 대상을 조례 개정을 통해 전상군경과 특수임무유공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른다"는 정부의 보훈 기조에 발맞추어, 그동안 예우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아파도 걱정 없이… 의료비·안치소 지원 '핀셋 케어'
고령의 독립유공자 유족을 위한 '핀셋 지원'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부부가 합산해 연간 100만 원까지만 지원되던 진료비를, 앞으로는 유족 본인과 배우자가 각각 연 100만 원씩 지원받을 수 있도록 바꿨다.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2029년 국립장흥호국원이 문을 열기 전까지 운영되는 해남 남도광역추모공원 임시안치소의 이용 대상을 기존 유공자 본인에서 배우자까지 넓혔다. 부부가 함께 안장될 수 있도록 해 유족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예우의 품격을 높인 조치다.
#'의향'의 역사, 책으로 남긴다
전남도는 금전적 지원을 넘어 정신적 유산 계승에도 공을 들인다. 1895년 동학농민운동부터 1945년 광복까지, 전남 산하를 뜨겁게 달궜던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집대성하는 '전남 독립운동사' 편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오는 2027년 발간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독립유공자 개인의 기록을 넘어, 전남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독보적인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광선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이번 보훈 정책 강화는 일회성 선심 행정이 아니라, 보훈의 가치가 도민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막힌 곳은 뚫어주는 현장 밀착형 보훈 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