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성관계 영상 풀겠다” 협박 및 수년간 폭행 저지른 소방관, 항소 통해 석방

2026-01-11 11:31

반려묘 학대까지 저지른 가해자, 왜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나?

아내와 가족을 상대로 수년간 폭행과 협박을 반복하고 반려묘까지 학대한 30대 소방공무원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 / 연합뉴스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 / 연합뉴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과 특수상해,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80시간과 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공소장 등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신분이었던 A씨는 2020년 5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20회에 걸쳐 아내 B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20년 5월 B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타인의 이름을 검색했다는 이유로 전신을 타격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혔다.

같은 해 6월에는 금전 문제로 갈등이 생기자 자신의 팔에 바늘을 꽂고 피를 흘리는 영상을 촬영해 자살을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전송하는 기행을 보였다.

또 2021년 7월 B씨와 결혼한 이후 자신의 투자 실패 문제 등으로 말다툼하다 홧김에 B씨를 때렸다.

2022년 3월엔 부엌칼로 매트리스를 훼손한 사건으로 경찰이 출동하자 B씨의 신고에 앙심을 품고 가족과 고양이를 살해하겠다는 보복 협박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특히 반려묘를 발로 차는 영상을 촬영해 보내거나 고양이의 목을 잡은 사진을 전송하며 피해자의 귀가를 강요했다.

B씨가 돌아오자 머리채를 잡아 끄는 등 폭행을 이어갔으며, 이후에도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이나 혈서를 쓴 사진을 보내며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압박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거주지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항소심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였으며 보복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폭력 관련 혐의 1건에 대해서는 시점과 장소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나머지 보복 협박 등 주요 혐의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증거 기록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도, A씨가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과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