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인데 ‘순간 16.6%’ 미쳤다…마지막까지 1위로 퇴장한 한국 드라마

2026-01-11 10:25

최종회 16.6% 시청률, 시즌제 드라마의 '유종의 미' 완성
김도기의 최후 선택과 정의, 끝나지 않은 운행의 의미

끝날 때 가장 뜨거웠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가 종영과 동시에 순간 최고 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1위로 퇴장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힘이 빠진다는 시즌제 드라마의 공식과 달리, 최종회에서 오히려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유종의 미’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게 들어맞는 결말이었다.

SBS '모범택시3' 최종화 장면 / 유튜브 'SBS'
SBS '모범택시3' 최종화 장면 / 유튜브 'SBS'

11일 SBS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모범택시3' 최종화는 순간 최고 16.6%, 수도권 평균 13.7%를 돌파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을 압도했을 뿐 아니라, 한 주간 방송된 미니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특히 핵심 지표로 꼽히는 2049 시청률 역시 평균 4.6%, 최고 5.55%까지 치솟으며 2026년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마지막 효과’가 아니라, 이야기의 밀도와 완성도가 만들어낸 상승 곡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종회는 '모범택시3'가 왜 끝까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김도기는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특수부대 장교 ‘군인 도기’로 복귀해, 후배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한다. 개인적인 복수나 분노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군 조직 내부의 어두운 구조를 정면으로 드러내며 서사는 한층 묵직해졌다. 김도기의 생사를 넘나드는 처절한 사투와 함께 ‘정의는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인 전개였다.

16.6% 찍고 유종의 미 거둔 '모범택시3' / SBS
16.6% 찍고 유종의 미 거둔 '모범택시3' / SBS

극의 중심에는 유선아(전소니)의 죽음이 자리했다. 김도기는 유선아가 작전의 비밀을 알게 된 뒤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와 영상을 단서로 군 내부에서 은밀히 설계된 작전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접경지 B24 구역을 중심으로 전시 상황을 조작하려 했던 위험한 시도가 드러난다. 명령과 안보를 명분 삼아 아군의 희생마저 불사하려 했던 권력의 민낯은 극의 스케일을 단숨에 확장시키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문제의식을 던졌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권력 앞에서 김도기는 무지개 운수팀과 손을 잡는다.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한 선택은 위험했지만, 그만큼 치밀했다. 유선아가 남긴 증거와 내부 정보를 토대로 작전의 최종 배후가 오원상(김종수)임을 밝혀낸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팀은, 포격과 희생을 통해 전면전을 유도하려 했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한 설계를 완성해 나갔다. 개인의 분노가 아닌 ‘연대’가 서사의 중심에 놓이면서 결말의 무게감은 배가됐다.

갓도기로 시즌3 이끈 이제훈 / SBS
갓도기로 시즌3 이끈 이제훈 / SBS

22시 정각, 포병 발포 명령으로 모든 것이 끝날 것처럼 보였던 순간은 최종회의 백미였다. 포탄 대신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폭죽과 엘리먼츠의 무대, 그리고 현장에 다시 모여든 과거 의뢰인들의 모습은 오원상의 계획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판을 뒤집었다. 그러나 끝까지 광기에 사로잡힌 오원상은 책임을 부정한 채 김도기와 정면으로 맞섰고, 총격이 이어지는 극한의 대치 끝에 김도기는 자신을 희생해 오원상과 함께 강으로 몸을 던지는 선택을 감행한다.

절벽 아래로 사라진 김도기의 생사 여부는 미궁에 빠지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 그는 시즌1의 빌런 림여사의 동생(심소영) 앞에 유쾌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안도와 웃음을 동시에 안긴 이 장면은 모범택시 시리즈가 끝내 지켜온 톤 앤 매너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모든 싸움이 끝난 듯 보이는 순간에도 운행을 멈추지 않는 김도기의 모습은, 정의를 향한 모범택시의 여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며 대단원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시즌3까지 환상의 케미 / SBS
시즌3까지 환상의 케미 / SBS

이제훈의 존재감 역시 마지막까지 빛났다. 그는 종영 소감을 통해 “‘모범택시’ 시리즈로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김도기로 살 수 있어 영광이었고, 무지개 운수 팀원들과 함께였기에 매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했다”며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 시즌에 걸쳐 구축된 ‘김도기’라는 캐릭터가 왜 ‘인생 캐릭터’로 불리는지를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유튜브, SBS

흥행 성적도 결말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모범택시3'는 방영 내내 국내 시청률과 화제성, OTT 성적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했다. 아시아 범지역 OTT 플랫폼 Viu(뷰)가 발표한 1월 1주차 주간 차트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에서는 공개 이후 7주 연속 1위로 장기 흥행을 이어갔고, 태국에서는 자막 버전과 더빙 버전이 나란히 상위권에 오르며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했다. 중동 지역에서도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히트 IP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초호화 빌런으로 화제 모은 '모범택시3' / SBS
초호화 빌런으로 화제 모은 '모범택시3' / SBS

세 시즌 연속 완전체를 유지한 무지개 운수 5인방의 케미스트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요인이다. 주요 출연진 교체 없이 시즌제가 이어진 사례가 드문 가운데, 모범택시3는 오히려 시즌을 거듭할수록 관계성과 서사를 더욱 단단히 쌓아 올렸다.

여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주연급 배우들이 빌런으로 특별 출연하며 ‘거를 타선 없는 빌런 열전’을 완성했고, 액션과 감정, 사회적 메시지가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4 요청 폭주 중인 '모범택시' / SBS
시즌4 요청 폭주 중인 '모범택시' / SBS

종영과 동시에 순간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마지막까지 1위로 퇴장한 '모범택시3'는, 시즌제 드라마가 나아갈 수 있는 한 가지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정의를 향한 택시의 운행은 멈췄지만,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가 남긴 여운은 당분간 시청자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전망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