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초등 돌봄 공백은 저출생과 맞물린 구조적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발달장애 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여전히 ‘개인의 감내’로 떠넘겨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장애 아동 돌봄을 공공 책임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지역사회 기반 지원을 확대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으나, 국내 현실은 제도와 현장 사이의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김종민 국회의원과 세종특별자치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9일 세종시의회에서 ‘발달장애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발달장애 아동 양육자와 협동조합 관계자, 세종시청·교육청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해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이날 제기된 핵심 문제는 돌봄교실 우선순위에서 장애 가정이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였다. 맞벌이나 다문화 가정 기준이 우선 적용되면서, 돌봄이 절실한 발달장애 가정이 배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 보호를 넘어 자립을 위한 생활 기술 교육이 부족하고, 특수교육실무사 배치가 누락되는 문제도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로 나왔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돌봄 부담이 가족에게 집중되면서 부모와 비장애 형제자매 모두가 심리적·사회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양육자는 “하루를 버티는 것이 목표가 되는 상황”이라며 제도의 실질적 작동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행정 점검을, 중장기적으로는 입법과 예산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 돌봄을 복지 정책의 부차적 영역이 아니라 교육·주거·노동까지 연계된 사회적 책임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외처럼 지역 단위의 상시 돌봄 체계와 전문 인력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간담회와 공론화가 반복돼도 현장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발달장애 초등돌봄 문제가 ‘선의’나 ‘헌신’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명확한 책임 주체로 나서는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의가 일회성 공감에 그치지 않고, 돌봄 공백을 줄이는 구체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