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찬성하지만 인사 대란은 안 돼”~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조건부 지지' 승부수

2026-01-09 18:05

“통합 찬성하지만 인사 대란은 안 돼”~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조건부 지지' 승부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메가시티'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교육계 수장인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이 환영의 뜻과 함께 뼈 있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통합의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직원들의 신분 불안을 해소할 법적 안전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이정선 교육감은 9일 입장문을 내고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해법이라며, 시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다만, 졸속 통합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가칭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핵심 조항들을 제시하며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 대항마, '한 뿌리'의 결합

이 교육감은 우선 광주와 전남이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뗄 수 없는 운명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인구 절벽이 현실화된 지금, 광주와 전남의 재결합은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펼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행정통합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행정통합이 단순한 행정 구역의 결합을 넘어,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생존 전략'이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헌법 가치 수호… "교육 자치 흔들지 마라"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단호한 선을 그었다. 이 교육감은 통합 과정에서 자칫 훼손될 수 있는 '교육 자치'의 본질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법 제31조가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은 통합된 거대 행정 체계 안에서도 절대 침해받아서는 안 될 가치"라고 역설했다.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에 매몰되어 교육의 독립성이 훼손되거나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이 교육감은 현행 지방교육자치 제도의 근간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때 비로소 성공적인 통합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직원들의 최대 공포, '강제 전보' 막아야

현장의 피부에 와닿는 가장 민감한 이슈인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놨다. 현재 광주와 전남은 근무 환경과 인사 시스템이 판이하다. 이 때문에 교육계 내부에서는 통합 시 원치 않는 지역으로의 전보 등 인사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 교육감은 "교직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사 체계의 급격한 지각변동"이라며 "충분한 대비 없이 두 지역의 시스템을 기계적으로 섞을 경우 교육 현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통합 특별법에 교직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안정적인 전보 시스템을 명문화하는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 목소리가 나침반"… 불안 잠재우기 총력

이 교육감은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학부모와 교육 가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해 통합 준비 과정에 반영하겠다"며 "이번 행정통합이 혼란이 아닌, 학생들의 성장과 지역 교육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육감의 이번 발언은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교육계의 실리를 챙기고, 내부 구성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