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에 4809억 쏟더니…수원·용인 제치고 출산율 1위 차지한 뜻밖의 곳

2026-01-09 13:56

화성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출생아 수 1위

경기 수원, 용인, 고양 등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들을 제치고 출산율 1위를 차지한 곳이 있다.

귀여운 아이 이미지 /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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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난 곳은 경기 화성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지난 8일 화성시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화성시에선 모두 8116명이 태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출생아 수인 7283명보다 833명(11.4%) 늘어난 것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전국 평균 증가율인 6.56%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라고 했다.

화성시는 전국 도시 중 유일하게 출생아 수 8000명을 돌파했다. 화성에 이어 수원시는 7060명, 용인시는 5906명, 청주시 5525명, 고양시 5522명 순이었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수원, 용인, 고양 등 대도시들과의 차이도 큰 편이었다. 경기도 전체 출생아는 7만 7702명으로 집계됐는데, 화성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10.4%에 달했다.

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그동안 시가 추진해 온 선제적인 저출생 대응 정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가 출산 지원금 확대, 다자녀 기준 완화, 보육 환경 개선 등 저출생 대책에 투입한 예산은 4809억 원(2025년)에 달한다.

학교 가는 아이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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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는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 2025년 한 해 동안 112억 원을 지급했다. 출산 지원금은 첫째 100만 원, 둘째·셋째 200만 원, 넷째 이상 300만 원이다.

또한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해 공영주차장·공공캠핑장·공연장관람료 등을 50% 감면했다. 기존 1만 5000 가구에서 7만 가구, 약 24만 명이 감면 혜택 대상이 됐다. 시가 운영하는 어린이집만도 163곳에 달한다. 전국 최대 규모다. 화성형 아이키움터·휴일어리이집 등 맞춤형 돌봄서비스로 보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다함께돌봄센터 등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저출생 예산 규모도 점점 키우고 있다. 화성시는 작년 관련 예산으로 4809억 원을 편성했고, 올해는 13.2% 증액된 5445억 원을 편성했다. 이 외에도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다자녀 가구 주택 자금 대출 이자 지원 등 사업도 추진하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이에 정명근 화성시장은 "3년 연속 전국 출생아 수 1위는 젊은 도시 화성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시는 앞으로도 결혼과 임신, 육아의 전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한 화성특례시'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 / 유튜브 'EBS'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 / 유튜브 'EBS'

◆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하지만 화성시의 사례와 같은 일부 지자체의 고무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전체의 출생률 지표는 여전히 국가적 위기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 감소 문제는 국내를 넘어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특히 한 외국인 교수의 반응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인이라면 여러 SNS를 통해 "한국은 망했다"며 경악하던 한 외국인 여성의 모습을 한 번쯤 접했을 것이다. 이름은 생소하더라도 강렬한 반응으로 화제가 된 이 인물은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다.

과거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의 출산율을 확인한 뒤 "정말 충격적이다.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며, 현재의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를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히 돈을 준다고 해서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며, 아이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출산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여성 직원이 결국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또한 윌리엄스 교수는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근로자상’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남성은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였던 1950년대에 설계된 모델"로 규정하며, 결과적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은 8배, 자녀 돌봄은 6배 더 많이 부담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남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가로 자녀를 돌보며 느끼는 기쁨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처럼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자녀가 없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며 과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고강도 노동 문화가 이제는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튜브, EBS
home 배민지 기자 mjb071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