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미국산 감귤류 만다린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제주 감귤 농가들이 비상에 걸렸다. 1990년대 바나나 농가 몰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미국산 만다린 수입 관세율이 최대 144%에서 단계적으로 인하돼 올해부터 무관세로 전환됐다.
2017년 연간 0.1톤에 불과했던 만다린의 수입량은 2022년 529톤, 2023년 586톤, 2024년 2875톤, 지난해는 8월까지 7619톤 등으로 급증했다. 올해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다린은 감귤과에 속하는 과일이다. 껍질을 손으로 쉽게 벗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학명은 시트러스 레티쿨라타. 원산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미국, 스페인, 모로코, 일본, 한국 등에서 재배된다. 
미국산 만다린은 주로 캘리포니아 중부 산호아킨 밸리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중해성 기후로 만다린 재배에 유리하다. 클레멘타인, 뮤콧, 사츠마 등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며,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수확된다.
미국산 만다린은 껍질이 얇고 과육이 단단하며 향이 강한 편이다. 크기는 5~8cm로 제주 감귤과 비슷하다. 당도는 품종에 따라 12~14브릭스다. 씨가 거의 없거나 적어 먹기 편하다.
만다린 수입 시기는 제주 만감류 출하 시기와 겹친다. 만다린은 1~6월 주로 수입되며 70% 이상이 3, 4월에 집중된다. 한라봉, 천혜향 등 제주 만감류도 겨울철 노지 감귤에 이어 1~6월 출하된다. 제주 감귤 농가의 약 20%가 만감류를 재배한다.
이날 한국일보에 따르면 만다린과 레드향의 kg당 가격은 각각 9500~1만1000원, 1만~1만3000원으로 레드향이 다소 비싸다.
제주도만감류연합회는 수입 감귤류의 반입 시기가 제주 만감류의 출하 시기와 겹치면서 산지 가격과 유통 질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농가들이 가격 불안으로 조기 출하에 나설 경우 산지 거래 질서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 만감류 농가들은 1990년대 바나나 농가 사례를 들며 위기감을 표한다. 제주 바나나 재배면적은 1989년 443헥타르(ha)였으나, 1991년 우루과이라운드 체결 후 값싼 수입 바나나가 닥치면서 한때 완전히 사라졌다. 다행히 친환경 재배 확산과 함께 다시 증가 추세로 들어가 2021년 기준 16만5000㎡(약 16.5ha)까지 늘었다.
3, 4월 만다린 수입이 본격화하면 물량 공세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 제주 감귤과 만감류 판매에 타격이 예상된다. 농가들이 가격 하락을 우려해 만감류를 조기 출하할 경우 맛이 떨어져 소비자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덜 익은 상품의 조기 출하를 막고 완숙과를 제때 출하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제주 감귤은 기후변화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봄철 기온 변동으로 감귤꽃 만개일이 전년 및 최근 3년 대비 7~9일 늦어졌고, 여름철 고온으로 일소 피해가 증가했다. 10월 고온과 잦은 강우로 총채벌레와 깍지벌레 등 해충 발생도 늘었다.
제주도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시장 주도권 선점 △고품질 중심의 생산 체계 전환 △데이터 기반 수급·가격 관리 강화로 이뤄진 3대 전략을 중심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제주산 만감류 주 출하기를 중심으로 홍보·판촉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온라인 유통 플랫폼 내 제주 감귤 전용관 운영을 확대한다.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홍보도 강화한다.
설 명절 등 선물용 시장을 겨냥해 산지 직송과 신선 배송 체계를 개선하고, 제주 감귤의 당도와 신선도를 강조해 미국산 만다린과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생산 기반도 강화한다. 감귤 과원 정비와 하우스 개·보수를 지원하고, 품질 기준을 충족한 완숙과 출하를 장려한다.
제주도, 농산물수급관리센터, 농협, 감협, 품목조직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수급관리 협의체도 구성된다. 협의체는 실시간 출하량과 도매시장 가격, 온라인 판매 동향 등 정보를 농가에 제공해 합리적인 출하 판단을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