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빌런즈'(유지태, 이민정, 곽도원, 이범수)가 7, 8회로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애초 2023년 공개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2024년 라인업에서도 제외됐고, 2025년 6월에야 하반기 라인업에 포함돼 마침내 12월 18일 첫 방영을 시작했다. 긴 공백 끝에 공개된 작품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마지막 회에서 제이(유지태)는 방극현 회장(최정우)의 USB에 담긴 비밀을 이용했다. 비밀 조직 을사회의 비리 명단과 행적이 기록된 문서를 국정원장에게 보내 압박한 것이다. 방회장은 USB를 탈취한 인물이 5천억 원을 들고 잠적한 장중혁이라고 확신했다. 이 사실을 을사회에 공유하며 본격적인 장중혁 제거 작전에 돌입했다.
그동안 을사회를 등에 업고 교묘히 수사망을 피해왔던 장중혁은 궁지에 몰렸다. 마약 보스 살인사건과 인천 송월동 살인사건에서 발견된 탄알이 동일하다는 결정적 증거가 세상에 드러나며, 장중혁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고위 인사들로 이뤄진 을사회는 자신들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국정원장은 USB를 손에 쥔 인물인 장중혁 제거 임무를 차기태에게 맡겼다. 이번 사건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고위직 자리를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편 한수현(이민정)은 차기태와 손을 잡았다. 과거 카지노 위폐사건 이후 좌천된 차기태는 출소한 한수현을 찾아 나섰다. 두 사람은 제이와 장중혁을 잡겠다는 같은 목표 아래 공조를 시작했다. 국정원에서 진행된 취조는 제이를 속이기 위한 연극이었다.

하지만 제이는 이미 한수현의 진짜 속셈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오히려 이를 활용해 한수현이 국정원 수사를 방해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제이는 다시 한번 한수현에게 손을 내밀며 "널 이용해서 차기태를 움직이게 할 거야"라고 밝혔다. 차기태가 장중혁을 검거하는 틈을 이용해 5000억 원을 회수하겠다고 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한수현은 의문을 품었다. 이 모든 판이 처음부터 돈이 아닌 USB를 손에 넣기 위한 제이의 설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슈퍼노트 게임은 제이가 장중혁을 향한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설계한 거대한 함정이었다. 과거 양도사(정인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진범이 장중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제이는 한수현에게조차 숨긴 채 오랜 시간 철저한 계획을 준비해왔다. 제이의 목표는 장중혁이 5000억 원이라는 거액의 슈퍼노트를 유통하다 걸리게 만들어 20년 이상의 형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
제이는 KC은행에서 현금 수송 작전을 펼치며 진폐를 슈퍼노트로 바꾸는 척하고, 다시 슈퍼노트를 진폐로 되돌려 모두의 눈을 속였다. 절도죄 초범으로 금방 빠져나올 생각에 여유를 보이던 장중혁에게 "네가 발악하며 가지려고 했던 돈, 슈퍼노트야"라는 제이의 한마디는 소름을 자아내며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제이의 슈퍼노트 게임은 치밀한 서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빌런즈'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촘촘하게 얽혀가는 사건과 예측을 뛰어넘는 반전의 연속은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범죄 액션물의 정수를 보여줬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강렬한 열연과 시너지도 더할 나위 없이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승률 100% 천재 설계자 제이로 분한 유지태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눈빛 하나만으로 장면의 공기를 단숨에 바꿔버리는 묵직한 존재감이 더해져 제이의 매력을 배가했다. 속고 속이는 욕망의 게임판 안팎에서 펼쳐지는 심리 싸움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최고의 지폐 도안 아티스트 한수현은 이민정 특유의 매력으로 더욱 빛났다. 공조와 배신 속에서 느낀 처절한 분노부터 내면의 복수심까지 한수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세밀하게 풀어내며 흡인력을 높였다. 이 밖에도 정영주, 김지원, 김재용, 태원석, 이시아, 김동준, 고윤 등 극의 몰입도를 더하며 빈틈없는 열연을 보여준 배우들에게도 호평이 쏟아졌다.
진혁 감독은 "유지태 배우는 고요한 표정 속 숨은 파열력이 말로 설명되지 않는 긴장감을 만들어내기에 적격이었다. 이민정 배우 역시 연약함과 냉정함이 교차하는 순간에서 관객의 숨을 멎게 하는 연기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유지태는 작품 출연에 대해 "김형준 작가님의 밀도 있고 디테일한 시나리오가 인상 깊었고, 진혁 감독님을 믿고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참여했다"며, "기존 빌런들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리듬을 가진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장르의 작품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민정은 "캐릭터가 강렬하고 속고 속이는 전개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며 "제이와 다른 인물 간의 대결구도가 재밌고, 시청자분들도 회차가 거듭될수록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수현에 대해서는 "비참한 상황을 온몸으로 싸우고 이겨 나가려는 강인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티빙 오리지널 '빌런즈'는 티빙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HBO Max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17개 국가 및 지역, 디즈니+ 재팬을 통해 일본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