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으로 불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오늘 열린다.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이날 오후 5시 20분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보도에 따르면 노 관장은 법정에 직접 출석해 의견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고 양측은 최근 준비서면을 제출하며 쟁점을 정리한 상태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 ‘파기환송’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심리
이번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2심의 재산분할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뒤 약 3개월 만에 열리는 절차다. 1심에서는 최 회장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론이 나왔고 2심에서는 노 관장 측 주장 일부가 받아들여지며 판단이 뒤집혔지만 대법원 판단으로 재산분할 부분이 다시 심리 대상이 됐다. 위자료 20억원은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판결을 확정했다.
◈ 환송심 쟁점은 ‘SK 지분’과 ‘노소영 기여도’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의 범위와 분할 비율을 다시 따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다. 또 최 회장 재산의 형성·유지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지도 재차 다뤄질 전망이다. 1심과 2심 판단이 크게 갈렸던 지점이기도 하다.
앞서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당시 1심은 최 회장 보유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결론을 냈다.
반면 2심은 2024년 5월 위자료를 20억원으로 올리고 재산분할도 1조 380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SK 지분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면서 재산분할 액수가 20배 가까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 대법 “비자금 존재 판단 안 해도 기여로 못 본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최 회장 측 상고를 받아들여 2심의 재산분할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의 존재 여부 자체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설령 실제로 존재해 SK 측에 전달됐다 하더라도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봤다.
뇌물성 자금을 자녀에게 지원하는 행위는 반사회적·반윤리적 성격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고 이를 인정하는 것은 전체 법질서 관점에서 용인될 수 없다는 취지다.
양측은 환송심에서 재산분할 대상 재산과 기여도 산정을 놓고 다시 다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취지대로라면 2심에서 산정된 재산분할 액수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환송심은 새 주장과 증거 제출이 가능해 재판 진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2015년 최 회장이 언론을 통해 혼외 자녀 존재를 알리면서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고 최 회장은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성립되지 않아 2018년 2월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재산분할 등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