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사망' 무안공항 참사... 충격적인 보고서 결과가 공개됐다

2026-01-08 13:37

“콘크리트 언덕 없었으면 탑승자 전원 살았다”

12·29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정부가 의뢰한 용역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과학수사 경찰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자료사진(2024년 12월 31일 사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과학수사 경찰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 뉴스1 자료사진(2024년 12월 31일 사진)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는 탑승객 175명 전원과 승무원 4명 등 총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다. 총 탑승자 중 단 2명만 생존한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 당시 보잉 737-800 기종인 사고기는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이었다. 오전 8시 58분쯤 저고도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비상 상황에 빠진 조종사들은 엔진 중 하나를 정지하고 복행을 시도했으나 충분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랜딩 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 19번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감행했으나, 기체는 활주로 끝단에 설치된 콘크리트 소재의 로컬라이저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직후인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무안공항의 구조물이 사고 피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용역 조사를 공식 의뢰했다. 그동안 유족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비공개로 유지됐던 이 보고서의 내용을 SBS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해 8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무안공항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기체와 활주로, 지반 및 각종 공항 구조물을 가상 모델로 구축하고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정밀한 충돌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시나리오별 충격량과 승객이 입었을 손상 정도를 정밀 분석해 인명 피해에 미칠 영향을 추정했다.

보고서의 분석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연구팀은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위치한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로컬라이저 둔덕이 존재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이 경우 사고기는 동체 착륙 직후 지면과의 마찰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며 약 770m를 활주한 뒤 멈춰 섰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시나리오에서는 기체의 급격한 파손이나 폭발이 발생하지 않아 탑승자 181명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사고 당시 폭발의 주된 원인이 기체가 콘크리트라는 단단한 벽에 부딪히며 발생한 엄청난 충격과 그로 인한 연료탱크 파열이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24년 12월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이 새롭게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명단 발표에 오열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2024년 12월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이 새롭게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명단 발표에 오열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또한 로컬라이저 설치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연구팀은 로컬라이저가 현재와 같은 콘크리트 지지대 방식이 아니라 국제 기준에서 권고하는 부러지기 쉬운 연성 구조물로 설치돼 있었을 경우를 가정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사고기는 로컬라이저를 뚫고 지나간 뒤 약 10m 높이의 공항 보안 담장을 충격했을 것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기체에 가해지는 충격량은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준에 미치지 않았으며, 중상자조차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무안공항의 부적절한 시설 설계가 단순한 사고를 대형 참사로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사고 당시 현장은 폭발의 충격으로 기체 후미가 분리되고 나머지 동체는 산산조각이 나 흩뿌려질 정도로 처참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광주와 전남 지역 거주민이었으며, 일가족이 몰사하거나 신혼부부가 변을 당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졌다. 생존자인 승무원 2명은 비교적 충격이 덜했던 기체 후미 점프시트에 탑승해 있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김 의원은 "179명이 희생된 무안공항에서 둔덕만 없었다면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최초 설계 당시 어떤 논의를 거쳐 콘크리트 둔덕이 세워졌는지, 그리고 2020년 개량 공사를 진행할 때 왜 이러한 위험 요소를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는지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내겠다"라고 강조했다고 SBS는 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