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을 살려야 한다면, 그게 정의일까.” 디즈니+가 2026년 첫 공개작으로 꺼내든 미스터리 스릴러 ‘블러디 플라워’가 공개 전부터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연쇄살인범. 설정 한 줄만으로도 시청자의 윤리 기준을 흔들어놓는다. 그리고 디즈니+는 그 불편한 질문을 ‘첫 작품’으로 정면에 세웠다.

2월 4일(수) 공개를 앞둔 ‘블러디 플라워’는 8부작 미스터리 스릴러다. 작품은 ‘연쇄살인범의 살인 동기가 불치병 치료제 개발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함이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에게는 죽여야 마땅한 악인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생명의 줄기가 되는 상황. “다수를 살리기 위해 살인마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정의인가?”라는 화두를 매회 되묻는 구조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결말’보다 ‘판결’을 먼저 고민하게 만드는 타입의 드라마다.
이 작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제작 전부터 ‘대본 검증’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다. ‘블러디 플라워’는 2023년 방송영상콘텐츠 기획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완성도를 입증받았고, 공개 방식도 매주 2화씩 선보이는 형태로 설계됐다. ‘몰아보기’보다 토론과 해석이 주차별로 쌓이는 방식이다. 논쟁을 의도한 장르물이라면 가장 영리한 공개 전략이다.

제작사는 이오콘텐츠그룹. 지난해 ‘나의 완벽한 비서’와 ‘견우와 선녀’를 연속 흥행시키며 체급을 키운 제작사가 2026년 첫 작품으로 ‘블러디 플라워’를 택했다.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밤이 되었습니다’부터 최근 로맨스 작품들까지 화제성과 작품성을 모두 챙겨온 만큼, 이번엔 ‘미스터리 스릴러’로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시선이 쏠린다. 플랫폼이 ‘첫 공개작’이라는 자리를 내줬다는 것 자체가 내부 기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캐스팅은 말 그대로 ‘공격적’이다. 려운이 연쇄살인범이자 불치병 치료 능력을 가진 천재 의사 이우겸으로 파격 변신을 예고했고, 성동일은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살인범의 변호를 맡는 변호사 박한준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금새록은 사형 판결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검사 차이연을 맡아 정면 충돌을 완성한다. 세 인물은 선악으로 단순히 나뉘지 않는다. 각자 ‘살려야 하는 이유’와 ‘죽여야 하는 이유’를 들고 맞선다. 결국 시청자는 누굴 응원할지보다 “내가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내릴지”부터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이 드라마가 가진 ‘한 방’을 정확히 보여준다. 수술실에서 작업복을 입은 이우겸이 누군가를 살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다음 순간, 화면은 연쇄살인범으로 검거된 이우겸으로 급전환된다. ‘치료’와 ‘살인’이 한 인물 안에서 공존하는 충격을 단숨에 각인시키는 구성이다. 이후 구치소와 조사실을 오가는 장면 속에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동기가 조금씩 드러난다.
예고편 중반부에는 이해관계가 다른 두 축이 등장한다. 박한준은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이우겸을 살려야 하는 쪽에 서고, 차이연은 사형 판결로 사건을 끝내야 하는 쪽에 선다. ‘세상을 살리기 위한 살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의료 시연 장면, 법정 안팎의 대치가 교차 편집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마지막, 이우겸이 던지는 한마디가 남는다. “감당 가능하시겠어요?” 살인범의 생명을 연장하는 순간,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예고편은 답을 주지 않고 질문만 남긴다. 대신 시청자의 손에서 클릭을 당겨온다.

티저 포스터 2종도 같은 메시지를 확장한다. 정면을 응시하는 이우겸의 차분한 표정은 ‘악인’이라는 단어만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중심 인물을 암시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박한준과 차이연의 모습은 각자의 선택이 정면으로 충돌할 서사를 예고한다. 지금 필요한 건 스포일러가 아니라 ‘판단’이다. 포스터는 그 지점을 정확히 찌른다.
공개일 확정 이후 온라인 반응도 빠르다. “소재 신박한데?”, “캐스팅 미쳤다”, “디즈니+ 구독해야지” 같은 기대감과 함께, 설정 자체를 두고 “저게 과연 정의냐”는 논쟁형 반응이 동시에 번진다. 장르물에서 가장 강한 흥행 신호는 ‘호불호’가 아니라 ‘토론’이다. ‘블러디 플라워’는 이미 그 문턱을 넘었다.

디즈니+가 2026년 첫 공개작으로 ‘블러디 플라워’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시청률 경쟁이 아니라, 화제와 논쟁으로 플랫폼을 흔들 수 있는 이야기. 공개 전부터 “당신이라면 어떤 심판을 내릴 것인가”를 묻는 드라마는 드물다. 2월 4일(수) 1·2화 공개 이후 매주 2개 에피소드씩 이어지는 ‘블러디 플라워’가 정말로 2026년의 시작을 뒤집을지, 첫 주 반응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