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초호화 캐스팅으로 2주 만에 전 세계 1위, 판 뒤집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2026-01-09 06:00

돈이 힘이 되는 초능력, 평범한 월급쟁이의 현실적 선택
생활밀착형 히어로물, 글로벌 차트 정상 장악의 비결

“2주 차에 더 세졌다.” 넷플릭스에서 이런 흐름은 흔치 않다. 공개 첫 주 2위로 출발한 한국 드라마가 2주 차에 마침내 정상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청 수 610만을 찍었고, TOP 10에 오른 나라만 51개국. 화제성으로 버티는 작품이 아니라, 실제 시청 데이터로 ‘전 세계 1위’를 증명했다.

넷플릭스 '캐셔로' 조보아 스틸 /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캐셔로' 조보아 스틸 / 넷플릭스 코리아

7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리즈 ‘캐셔로’는 공개 2주 차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첫 주 2위를 기록한 뒤 한 주 만에 1위로 올라서는 ‘상승형’ 성적이다. 시청 수 610만(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을 기록했고, 51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지역에서만 반짝 뜨는 패턴이 아니라, 여러 권역에서 동시에 반응이 붙었다는 점이 이번 성적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이 거창한 세계관이나 ‘절대 악’ 같은 전형적 공식 대신 철저히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캐셔로’는 지난달 26일 공개된 작품으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결혼 자금과 집값에 허덕이는 월급쟁이 상웅(이준호)이 ‘손에 쥔 돈만큼 힘이 강해지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생활비와 초능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초능력의 대가가 통장 잔고로 계산되는 순간, 히어로물은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 공감극으로 변한다.

결국 3연타 흥행 성공한 이준호 / 넷플릭스 코리아
결국 3연타 흥행 성공한 이준호 / 넷플릭스 코리아

이창민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월급쟁이 상웅이가 자신이 가진 돈만큼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설정”이며, “평범한 사람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초능력을 쓰는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이라는 것. 그는 “이전의 히어로물과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으로 싸울 수 있는 히어로물을 만들고 싶었다”고도 했다. 즉 ‘강해진 한 사람’이 아니라, ‘버티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노선을 잡은 셈이다.

이 노선이 통했다. ‘캐셔로’는 유쾌한 웃음에만 기대지 않는다. 공감과 신선함을 함께 밀어 넣는다. 돈이 곧 힘이 되는 초능력은 달콤하지만 잔혹하다. 힘을 쓰는 순간, 잔고가 줄어든다는 압박이 따라온다. 누군가를 구하면 구할수록 내 삶이 가난해지는 구조다. 그래서 상웅은 매번 고민한다. 불의 앞에서 굳이 나서지 않을 이유를 찾으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그래도 해야 한다’는 감정이 커진다. 이 균열이 서사를 밀어 올린다.

온몸 던져 열연한 이준호 / 넷플릭스 코리아
온몸 던져 열연한 이준호 / 넷플릭스 코리아

그 중심에 이준호가 있다. 상웅은 초능력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고, 그 능력을 노리는 악당 조직 ‘범인회’의 마수로부터 고군분투한다. 장기 연애한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공무원 박봉이나마 신혼집 ‘영끌’을 하려던 사람이 갑자기 초능력자가 된다. 다만 그의 초능력은 히어로의 축복이 아니라 ‘지출이 붙는 힘’이다. 큰 힘엔 큰 ‘내 돈’이 따르는 구조에서 상웅은 늘 계산해야 한다.

이준호는 상웅을 “비범함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라고 했다. “신혼집 마련을 위해 열심히 저축하며 살아가던 공무원이 손에 쥔 돈만큼 초능력을 쓸 수 있는 웃픈 상황에 놓이게 된다. 끝까지 짠내가 난다”는 설명은, 이 드라마의 장르가 왜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인지 단번에 이해시킨다. 그는 또 “1부 엔딩에 상웅의 상황이 가장 드러난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시간적인 변곡점을 주려고 했다”고 덧붙이며 캐릭터의 변화 지점을 예고했다. 시청자는 그 변곡점을 따라가며, 상웅이 ‘저주 같은 능력’을 ‘쓰임 있는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2주 만에 전 세계 1위 찍은 '캐셔로' / 넷플릭스 코리아
2주 만에 전 세계 1위 찍은 '캐셔로' / 넷플릭스 코리아

캐스팅은 말 그대로 ‘초호화’다. 빌런 남매 조나단과 조안나가 각기 다른 욕망으로 히어로들을 위협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조나단 역에는 이채민, 조안나 역에는 강한나가 캐스팅됐다. 범인회라는 악의 조직을 한 번에 설득시키려면 빌런의 존재감이 선명해야 하는데, ‘캐셔로’는 그 역할을 캐스팅으로 먼저 완성해뒀다.

여기에 조보아의 특별출연이 ‘한 방’을 더했다. 사전 정보 없이 작품을 보던 시청자에게 조보아의 등장은 반전으로 작동했고, 그의 존재는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장치가 됐다. 돈을 쥐면 힘이 세지는 상웅처럼 특별한 초능력을 지닌 ‘이화진’으로 등장한 그는, 등장 직후 악의 조직 ‘범인회’에 의해 능력을 탈취당한다. 짧고 강렬한 희생은 빌런들의 위협적 존재감을 단번에 각인시키며 몰입도를 수직 상승시킨다. ‘깜짝 카드’가 서사에 얹히는 순간, 작품은 체감 속도를 높인다.

미공개 스틸 공개한 '캐셔로' / 넷플릭스 코리아
미공개 스틸 공개한 '캐셔로' / 넷플릭스 코리아

미공개 스틸이 공개한 장면들은 ‘캐셔로’의 방향성을 다시 확인시킨다. 엉망이 된 건물 안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은 상웅과 민숙(김혜준)의 모습은 위기의 순간에도 서로를 지키는 정서를 보여준다. 변호인(김병철)과 방은미(김향기)의 고군분투가 담긴 스틸은 ‘TEAM 상웅’의 팀워크를 강조한다. 술에 취해야 하고, 많은 빵을 먹어야만 능력을 쓸 수 있는 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한다는 설정은, 초능력의 화려함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끌고 가겠다는 제작진의 선택을 드러낸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클라이맥스는 공간부터 ‘생활 밀착형’이다. 극 말미 아파트 단지에서 펼쳐지는 상웅과 조나단의 대결 장면은, 스케일보다 체감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다. 하늘에서 지폐 다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어린아이를 구해낸 상웅의 모습은 ‘시민을 지키는 히어로’라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찍는다. 반대로 조나단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인적인 힘을 얻은 집념으로 맞선다. ‘돈이 힘’이라는 세계에서, 힘을 얻는 방식이 인물의 윤리를 가른다. 그 대비가 대결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

미공개 스틸 공개 / 넷플릭스 코리아
미공개 스틸 공개 / 넷플릭스 코리아

결국 ‘캐셔로’의 강점은 단순하다. 초능력을 주면서도, 그 대가를 현실로 돌려놓았다. ‘월급’ ‘신혼집’ ‘영끌’ 같은 단어가 히어로물의 중심이 되는 순간, 이 장르는 낯설면서도 너무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익숙함이 해외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공개 2주 차 전 세계 1위, 시청 수 610만, 51개국 TOP 10. 숫자는 이미 답을 냈다.

배우 이채민(왼쪽부터)과 김혜준, 이준호, 김향기, 김병철, 강한나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캐셔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캐셔로'는 결혼자금, 집값에 허덕이는 월급쟁이 '상웅'이 손에 쥔 돈만큼 힘이 강해지는 능력을 얻게 되며, 생활비와 초능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생활밀착형 내돈내힘 히어로물이다 / 뉴스1
배우 이채민(왼쪽부터)과 김혜준, 이준호, 김향기, 김병철, 강한나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캐셔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캐셔로'는 결혼자금, 집값에 허덕이는 월급쟁이 '상웅'이 손에 쥔 돈만큼 힘이 강해지는 능력을 얻게 되며, 생활비와 초능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생활밀착형 내돈내힘 히어로물이다 / 뉴스1

2주 차에 더 뜨거워진 드라마는 대체로 오래 간다. 지금의 기세라면, 이 작품은 ‘한 번 반짝’이 아니라 ‘한 번 더’가 남아 있는 쪽에 가깝다. 다음 주 차트에서 이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글로벌 시청자들의 선택이 다시 한번 확인될 전망이다.

‘캐셔로’는 8부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