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병기 의원을 두고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탈당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공천 헌금 수수 등 각종 의혹으로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선당후사'의 정신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갈수록 쌓여가는 모습이다.
박지원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광주 시민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 공천헌금 사태를 걱정한다"며 "김 의원이 억울하더라도 자진 탈당하라고 눈물을 흘리며 (광주북갑 강연장에서) 강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이) 선당후사, 살신성인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연에서) 말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당도 오는 12일까지 감찰 결과를 기다리면 너무 늦다. 때로는 잔인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살려야 하고, 정청래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는다면 지도부가 윤리심판원 징계 심판을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제명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주민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 출연해 "김병기 의원도 당을 우선시하는 분이라고 믿는다"며 "당에 가장 부담 안 가는 결정을 스스로 판단해서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고, 당의 부담이 가장 안 가는 방법이 무엇인가 지금도 고민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거취 결정은 8일 예정된 당 윤리심판원 심판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박주민 의원은 "윤리심판원에서 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관련된 징계 수위 정도를 결정해서 지도부 최고위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절차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전이라도 김병기 의원은 제 생각에는 당에 부담이 안 가는 방법이 있다면, 그걸 고민해서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선우 의원은 자진 탈당했으나, 탈당한 날 오후 최고위가 긴급 소집돼 제명 조치 결정을 추가로 내린 바 있다. 김 의원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 차원의 제명 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의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탈당을 안 하고 버틴다면 어찌할 도리는 없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윤리심판원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박정 의원은 JTBC 유튜브에 출연해 "본인이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하니 들어보고 말이 안 된다 싶으면 제명하고, 국민 심판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2022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에서 2020년 총선 공천 의혹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수진 전 의원이 2020년 총선 당시 김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지난해 총선 전 당 대표실에 전달했지만 감찰이 유야무야됐다고 주장하면서 보수 야권에서는 당시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까지도 논란과 무관치 않다고 쟁점화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와 관련해 "김현지 (당시) 보좌관(현 청와대 부속실장)은 의원 보좌관"이라며 "당무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시스템과 별도의 루트가 있다. 공천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있다면 그 시스템대로 처리하는 루트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고 말하려면 굉장히 여러 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와야 정상적일 것"이라며 "특별히 그런 정황은 없다. 당에서 밝힌 것처럼 개인적인 일탈로 보는 것이 현재까지 맞을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고발 이틀 만에 제재 없이 출국한 것에 대해서는 "고발이 접수되자마자 보통 출국 금지를 하지는 않는다"며 "고발 내용을 확인하고 출국 금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무부나 유관기관에 요청해서 다시 법무부의 판단을 거쳐 출국 금지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고발되자마자 바로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며 "고발된 뒤 이틀 정도 후에 출국했다면 수사가 고의로 지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공천헌금과 관련해 "강선우 의원 측에서 돈을 받고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 돌려줬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박주민 의원은 "정치자금법 관련해서는 돈을 받고 돌려주더라도 돈을 받는 순간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돌려주더라도 문제는 된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김 의원 의혹이 당 차원의 구조적 문제로 비치는 데 대해 적극적으로 선을 그으며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김 의원을 두고 제기된 금품거래 의혹은 2020년 총선 및 2022년 지방선거 공천과 맞물려 있는데, 이를 당의 공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으로 키워선 안 된다는 게 지도부의 인식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며 "이 외 다른 일은 없다고 믿고 있고,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수진 전 의원이 제기하는 '탄원 처리 부실'에 대해 '현재로서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씀드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시스템과 결과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라고 적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공천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과 이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사과나 반성을 한 번 했나. 본인들부터 되돌아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