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故안성기를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거장 임권택 감독도 빈소를 찾았다. 임 감독은 고인이 아역으로 나왔던 '십자매 선생'을 비롯해 '만다라', '태백산맥', '화장' 등을 함께 했다.
임 감독은 "좋은 사람이자 연기자로서 정말 충실했던 사람이다. 그렇게 살아내기 쉽지 않다"며 "현장에서 만나면 늘 편안하고, 연출자로서 연기자에 관해 가질 수 있는 불안한 것들이 조금도 없었던 훌륭한 배우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러면서 "많이 아쉽고 아쉽다"며 "(영정을 보며) '나도 곧 따라갈 텐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치권 인사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고인과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팬으로서 빈소를 방문했다며 "조문을 하게 되니 마음이 쓸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역부터 평생을 영화 속에 사신 고인이 있어서 K-드라마 K-영화 열풍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아나운서 시절 시상식에서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에게 베푸셨던 만큼 하늘나라에서 더 큰 사랑 받으시며 안식하셨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2019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한 고인은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다시 검진받는 과정에서 재발이 확인됐다. 하지만 투병 생활 중에도 2023년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 등에 참석하며 복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2023년 '노량:죽음의 바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안성기는 1957년 '황혼열차'로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후 2020년대 초까지 60여 년간 영화 170여 편에 출연했다. 특히 90년대는 그의 최고 전성기였다. ‘남부군’(정지영·1990) ‘하얀전쟁’(정지영·1992) ‘투캅스’(강우석·1993) ‘그대 안의 블루’(이현승·1992) ‘태백산맥’(임권택·1994)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1999) 등 출연작마다 흥행했다.
2000년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첫 남우조연상을 받은 ‘무사’(김성수·2001), 한국 최초의 천만 영화 ‘실미도’(강우석·2003), 후배 박중훈과의 찰떡 케미를 선보여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라디오스타’(이준익·2006) 등으로 호평받았다.
연기력 또한 출중하여 오랜 배우 생활 또한 수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80년 ‘바람불어 좋은날’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연기상 등을 40여 차례 수상했다. 2013년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지난 5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에게는 인자한 미소의 '국민 배우'였고, 전 세계 어린이에게는 든든한 '희망의 버팀목'이었던 안성기 친선대사님,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은 애정으로 어린이 곁을 지켜주신 안성기 친선대사님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안성기 친선대사님은 배우의 삶만큼이나 어린이를 지키는 일에 일생을 바치셨으며, 그 존재 자체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어 주셨다"라며 "전 세계 어린이를 향한 무한한 사랑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해주신 안성기 친선대사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추모했다.
한편,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동료 배우 이병헌, 박철민과 함께 운구까지 함께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