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 출마 나선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황당 공약'

2026-01-05 17:46

대표 기업 위치까지 정치권 개입…산업계 비판

삼성전자 외벽 사인. / 뉴스1
삼성전자 외벽 사인.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끝내는 길은 경기 용인에 추진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전북으로 옮기는 것이라는 생뚱맞은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다. 글로벌 첨단 기업들이 속도와 효율성을 놓고 생존 경쟁을 벌이는 마당에, 정치권이 국내 굴지 기업의 경영 판단 영역까지 건드리며 선거용 미끼 공약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6·3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출마 의지를 밝힌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민주당 전북도당 산하에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윤준병 전북도당 위원장과 제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아 전북의 모든 정치적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전북 지역 정치권은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서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으로 옮기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미 부지 선정을 마치고 각 기업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인데 이를 뒤엎고 사업지를 옮기자는 것이어서 업계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960조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현재 경기 화성, 평택에만 대규모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중 삼성전자가 투자 예정인 반도체 공장을 전북으로 옮기겠다는 주장을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그는 “전북은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전국 최고 수준의 지역”이라며 “전북의 장점을 살린 이 거대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전북 정치권이 하나로 힘을 합치는 모습은 도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안 의원은 전날에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북 도민에게 윤석열 내란 종식과 삼성전자 이전은 하나의 서사로 묶여 있다"고 적었다.

그는 "윤석열 내란은 단지 정치를 망친 사건이 아니었다"며 "전북에는 새만금 예산을 도려내고 재생에너지 기반 성장 전략이라는 전북의 미래를 파괴한 폭거였다"고 강조했다.

2023년 8월 새만금잼버리 대회 파행 이후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 SOC 예산 5000억원을 삭감했고, 전임 문재인 정부가 2021년에 수립한 '재생에너지 기반 뉴딜 중심지'라는 새만금 기본계획을 폐기했다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윤석열이 전북에서 저지른 이 내란을 끝내는 길은 분명하다"며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사업을 전북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공장 유치가 아니라 윤석열이 폐기한 새만금의 미래를 복원하는 길이다"고 주장했다.

용인에 조성 예정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전북 이전을 주장하는 근거는 이 지역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점이지만, 실상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치적 논리로 삼성전자의 사업 입지를 옮기자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재생에너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물류, 협력업체 네트워크, 숙련된 인력, R&D 인프라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며 "정치적 선심성 공약으로 민간 기업의 사업 결정을 흔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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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