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와 중학교 동창…60여년 죽마고우라는 뜻밖의 '국민 가수'

2026-01-05 11:00

함께 찍은 중학교 시절 흑백사진 공개돼 관심 모으기도

'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와 60여 년을 함께해 온 '국민 가수' 조용필과의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단순한 연예계 친분을 넘어, 학창 시절부터 예술 인생의 출발점까지 공유한 대표적인 죽마고우로 알려져 있다.

안성기와 중학교 동창…60여년 죽마고우라는 뜻밖의 '국민 가수' / 유튜브 'TVCHOSUN - TV조선'
안성기와 중학교 동창…60여년 죽마고우라는 뜻밖의 '국민 가수' / 유튜브 'TVCHOSUN - TV조선'

두 사람의 관계는 서울 경동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좌석 번호도 나란히 앉았다는 일화가 여러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하교 후 서로 집에 놀러 갈 만큼 가까운 사이였고, 강화도로 떠난 소풍에서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이 공개되며 실제 동창 관계임이 확인됐다.

조용필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안성기와의 중학교 시절을 구체적으로 회상해 왔다. 정릉과 돈암동 인근에서 함께 걸어 다니던 하교길, 당시 아역 배우였던 안성기는 머리를 조금 기를 수 있었던 반면 자신은 빡빡머리였다는 세세한 기억까지 언급했다. 크리스마스 무렵 집 밖 출입을 못 하던 시절, 안성기가 집 앞에서 불러줬던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한다고도 했다.

두 사람의 우정은 예술적 자극으로도 이어졌다. 안성기는 중학교 시절 학원에서 배운 기타를 조용필 앞에서 자주 연주해줬고, 이 경험이 조용필이 기타와 친해지는 계기였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문화 기사와 방송에서도 경동중 동창 안성기의 영향이 조용필 음악 인생의 초기에 작용했다는 설명이 반복돼 왔다.

학창 시절 조용필(왼쪽)과 안성기(오른쪽). / 유튜브 'TVCHOSUN - TV조선'
학창 시절 조용필(왼쪽)과 안성기(오른쪽). / 유튜브 'TVCHOSUN - TV조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공개적으로 존중했다. 안성기는 인터뷰에서 조용필을 두고 “자연인으로서는 평범하지만, 가수 조용필은 거인”이라고 표현하며 가창력과 창작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애창곡으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꼽아 직접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이 우정은 공식 무대에서도 드러났다. 1997년 KBS ‘빅쇼’에서 안성기는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조용필의 기타 반주에 맞춰 페기 리의 ‘자니 기타’를 함께 불렀다. 조용필은 “영화 하면 떠오르는 친구”라며 안성기를 소개했고,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무대를 채웠다. 이 장면은 이후 여러 특집 방송에서 ‘전설의 동창생’ 사례로 반복 소개됐다.

조용필과 안성기는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도 나란히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 연합뉴스
조용필과 안성기는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도 나란히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 연합뉴스

상훈의 자리에서도 나란히 섰다. 두 사람은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함께 받았고, 안성기는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와 같은 자리에서 받는 상이라 더 특별하다”고 밝혔다. 조용필 역시 영예를 함께한 데 대한 기쁨을 전했다.

작업으로도 인연이 이어졌다. 안성기가 출연한 영화 ‘실미도’의 장면은 조용필 정규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에 활용됐다. 오페라와 록을 결합한 이 곡은 영화의 비극적 서사와 맞물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안성기가 2019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 공개 석상에서 두 사람의 재회는 이뤄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반세기를 훌쩍 넘긴 이들의 관계는 한국 대중문화사에서 드문 사례로 남았다. 영화와 가요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정점에 섰지만, 출발점은 같은 교실이었다는 사실이 두 거장의 이름을 함께 기억하게 만든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국민배우 안성기. / 뉴스1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국민배우 안성기. / 뉴스1
유튜브, KBS News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