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프로야구 승률왕에 올랐던 전천후 투수 출신 전준호가 새해 첫날 별세했다. 향년 50세.

지난 1일 유가족 등에 따르면 전준호는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며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간 폐암으로 투병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역 시절 마운드를 지켰던 강인한 모습과 달리, 갑작스러운 비보는 야구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이 전해졌다.
전준호는 1975년생으로 인천 동산중과 동산고를 졸업한 뒤 1994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 사정에 맞춰 등판하는 전천후 투수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후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 유니콘스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이른바 ‘현대 왕조’ 한 축을 담당했다. 이후 우리·서울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를 거치며 투수조의 중심 역할을 이어갔다.

커리어의 정점은 2006년이었다. 당시 전준호는 14승 4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9, 승률 0.778을 기록했다. 이 성적은 같은 해 18승을 올린 한화 이글스 류현진을 제치고 승률왕 타이틀을 차지하기에 충분했다. 승수와 화제성에서는 밀릴 수 있었지만, 꾸준함과 경기 운영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을야구에서도 존재감은 분명했다. 전준호는 그해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로 나서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쳤다. 팀의 운명이 걸린 무대에서 에이스급 투수로 공을 맡겼다는 점만으로도 당시 위상을 보여준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소화해 내는 역할은 현대가 강팀으로 군림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다.

2011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전준호는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만났고, 이후 부천고 야구부 코치로 현장에 복귀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유망주 육성에 집중하며 후배들을 뒷받침했다. 선수 시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기와 경기 운영을 강조한 지도 방식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으로는 어머니 전명자 씨와 딸 아름·아현 씨, 형 정호 씨가 있다. 빈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9시 30분이다.
한 시대를 성실하게 던졌던 투수의 마지막 길에 야구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