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서인 줄 알았더니…1000만명이 쓰는 에이닷 뒤에 숨겨진 '519B' 괴물 성능

2026-01-02 11:51

5,190억 파라미터 AI, 한국의 기술 주권 확보 시작

SK텔레콤이 5,19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를 보유한 국내 최초의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 모델 AX K1을 공개하며 한국을 세계 3대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국가적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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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K1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5,190억 개의 파라미터 규모는 복잡한 수학적 추론과 다국어 이해 능력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며 고난도 코딩이나 에이전트 기반 실행과 같은 고급 작업을 수행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이번 모델은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지식 제공자 역할을 하는 교사 모델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700억 규모 이하의 소형 모델(sLLM, 특정 용도에 맞춘 작은 거대언어모델)로 지식을 이전해 산업 분야별로 최적화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생성하도록 돕는 디지털 사회 간접 자본(SOC)의 역할을 의미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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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SK텔레콤을 필두로 크래프톤, 42dot, 리벨리온즈,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KAIST 등 국내 산학연 8개 기관이 참여한 SKT 컨소시엄을 통해 완성되었다. 이들은 인공지능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모델 구축, 서비스 구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해결하는 풀스택(Full-stack,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환경)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했다. 라이너는 전문가 수준의 정보 검색 기술을 통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였고, 셀렉트스타는 대규모 데이터의 구축과 검증을 맡아 신뢰성을 확보했다. 크래프톤은 멀티모달(시각, 청각 등 다양한 데이터 형식을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 연구 경험을, 42dot은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기술을 지원해 범용성을 높였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도 크다.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의 병목 현상인 메모리 대역폭과 연산 장치 간 통신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5,000억 개 이상의 워크로드(Workload, 컴퓨터가 처리하는 작업량)를 실제 가동할 수 있는 모델이 필수적이다. 리벨리온즈는 국내에서 개발한 NPU(신경망처리장치,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기술을 통해 연산 효율성을 개선하며 한국형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20여 개 기관이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제 현장 환경에서 모델을 공동 활용하며 성능을 검증하기로 합의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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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에이닷(A-DoT) 서비스를 통해 AX K1의 기능을 대중에게 전달한다. 누구나 전화, 문자, 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공지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인공지능의 공공재화를 추진한다. 제조 현장을 위한 솔루션인 에이비즈(A.Biz)나 크래프톤 게임 내 실시간 캐릭터 대화, 자율 행동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확장도 예정되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라이너의 검색 서비스를 통해 1,100만 명의 전 세계 구독자에게 다국어 기반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한국형 인공지능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컨소시엄은 AX K1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방침이다. 주요 개발자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통해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간 통신을 위한 규격)를 제공해 국내 기업들이 원활하게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모델 개발에 사용된 훈련 데이터의 일부도 공공 및 민간 플랫폼을 통해 공개해 국가적 차원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모델 공개는 치열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인공지능 인프라를 확장하고 운영하는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주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