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새해 첫날 ‘정중앙’에 섰다.

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지난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고 전하며 당과 정부 지도간부들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책임간부 국방성 지휘관 등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참배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사진 구도였다. 북한 매체는 기사 본문에서 주애의 동행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개된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그리고 주애가 참배 행렬 맨 앞줄에 나란히 등장했다.
특히 주애는 앞줄 한가운데에 자리했고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양옆에 서는 형태로 배치됐다. 새해 첫날 국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에서 최고지도자 가족이 ‘3인 1열’로 서고, 그 중심에 주애가 자리한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후계 구도가 한층 더 뚜렷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장면은 북한이 새해 첫날부터 ‘후대’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했다는 인상을 남긴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보존·안치된 장소로 북한 체제의 계승과 우상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꼽힌다. 2022년 이후 북한 매체에 꾸준히 노출돼 온 주애가 이곳을 공개적으로 참배한 장면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의 위상이 한층 더 부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는 참배 자체의 의미도 강조했다. 참가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고 국가의 발전과 인민 복리 증진을 위한 과업에서 책임과 본분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는 표현이 반복됐다. 다만 기사 본문에서는 주애 동행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사진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이 정중앙에 주애가 선 구도를 공개해 시선이 쏠렸다.
같은 날 공개된 새해 경축공연 소식에서도 주애의 존재감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노동신문은 1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경축공연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 주애와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다. 공개 사진에는 세 가족이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관례적으로 상석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주애가 앉은 장면이 포착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신년 행사 때는 주애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과 박태성 내각총리 등 간부들이 책상에 일렬로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형태였다. 올해는 가족만 별도 테이블에 앉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주애가 더 ‘주인공’처럼 부각되는 효과가 생겼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경축공연에서는 주애가 스킨십을 보이는 장면도 전해졌다. 행사에 초청된 러시아 파병 지휘관의 자녀들이 인사를 오자 주애가 이들을 끌어안는 모습이 보였다는 내용인데 북한에서 위로와 격려의 제스처는 최고지도자의 애민 서사와 맞물려 자주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주애에게도 유사한 이미지를 덧입히려는 연출로 읽힌다는 해석이 나왔다.
주애는 지난해 9월 초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에 동행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자녀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 지도자와 만나는 장면은 후계자 ‘신고식’으로 해석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주애는 약 3개월 넘게 공식석상에서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주애는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검은색 긴 가죽코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등장해 분위기를 강조했고 군 고위 간부들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없이 홀로 경례와 영접을 받는 장면이 공개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연말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민생·경제 점검 성격 행보에 거의 빠짐없이 동행하며 노출 빈도도 뚜렷하게 늘었다.
지난달 15일 강동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서는 김정은 위원장보다 한발 앞서 걷는 장면이 포착됐고 지난달 20일 삼지연시 관광지구 호텔 준공식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는 모습도 공개됐다. 최고지도자의 의전을 담당하는 현송월 당 부부장이 주애의 동선을 챙기고 앉을 자리를 공손히 안내하는 장면이 확인되면서 후계 구도가 굳어졌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중 열릴 수 있다는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주애가 당의 공식 직함을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경축공연 사진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된 ‘자리’가 이런 관측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