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2026년 병오년(丙午年), 역동적인 ‘붉은 말’의 해가 밝아온 가운데, 대한민국에서 말의 기운이 가장 강하게 서린 땅이 전라남도라는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전국 10만여 개의 고시 지명을 분석한 결과, 말(馬)과 관련된 이름을 가진 820여 곳 중 무려 216곳이 전남에 집중되어 있어, 명실상부한 ‘말 지명의 수도’임이 확인됐다.
#압도적 1위, 지도로 증명된 말과의 인연
십이지 중 일곱 번째 동물인 말은 예로부터 씩씩하고 역동적인 기상을 상징해왔다.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는 이러한 말의 상징성을 지명 곳곳에 품고 있었다. 전국에 흩어진 말 관련 지명 4곳 중 1곳 이상이 전남에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을 넘어,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형적 특성이 말과 얼마나 깊은 인연을 맺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섬과 바다, 말을 품다
전남의 말 지명은 특히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넓게 분포하는 특징을 보였다. 전체 216곳 중 마을 이름이 128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섬(44곳)과 산(23곳)이 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군이 32곳으로 최다를 기록했으며, 진도군, 완도군, 해남군이 각각 14곳으로 뒤를 잇는 등 다도해의 서남해안 벨트가 말 지명의 ‘보물창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반면 내륙인 곡성군은 3곳으로 가장 적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름들, 그 속에 담긴 역사
지명에는 선조들의 해학과 관찰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이름은 말의 특정 부위나 전체적인 모양을 닮은 지형에서 유래했다. 대표적인 예가 신안군 도초면에 위치한 ‘말섬’이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말 한 마리가 서 있는 듯한 형상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광군의 ‘안마도(鞍馬島)’ 역시 섬의 굴곡진 지형이 말의 등을 올리는 ‘안장’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 유래를 알고 보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명, 단순한 이름을 넘어 '살아있는 자산'으로
이처럼 지역의 유래와 역사, 전통을 품고 있는 지명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그 자체로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김승채 전남도 토지관리과장은 “지명은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며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는 말 지명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이를 올바르게 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알려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고시 지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사전’을 통해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