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고장 함평, 대한민국 '교통안전 컨트롤타워'로 날아오르다

2026-01-01 14:16

424억 전액 국비 투입, 국가 공공기관의 '숙원사업' 해결사로
연간 1만 3천 명 이상 교육생 유입, 지역 경제 지형도 바꾼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십 년간 전국의 연수원을 떠돌던 ‘유랑 교육’ 시대가 막을 내린다. 대한민국의 도로교통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가들을 위한 영구적인 ‘베이스캠프’가 마침내 확정됐다. 놀랍게도 그 최종 기착지는 나비축제로 명성 높은 전남 함평이다. 424억 원 규모의 전액 국비 사업인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교육원 유치는, 함평이 단순한 관광 도시를 넘어 국가 안전 정책의 핵심 허브로 도약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교육원  조감도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교육원 조감도

#1만 2천 ‘교육 유목민’의 숙원을 풀다

이번 유치의 이면에는 국가 공공기관의 오랜 고민이 숨어 있었다. 매년 1만 2천 명이 넘는 자체 직원과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시행해야 하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체 교육 시설이 없어 전국의 외부 기관 시설을 전전해야만 했다. 이는 교육의 질 저하와 전문성 축적의 한계로 고스란히 이어졌고, 국가적 차원의 해결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함평군은 바로 이 ‘구조적 공백’을 파고들었다. 국가가 가진 문제를 지역이 해결하겠다는 역발상의 접근이 통한 것이다.

#준비된 자의 승리, '전략적 유치'가 빛났다

함평의 이번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군은 2023년부터 선제적인 연구용역에 착수하며 밑그림을 그렸고, 2024년 1월 공단과의 업무협약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특히 수도권과의 접근성, 확장이 용이한 부지, 그리고 자연생태공원과 연계한 ‘교육+힐링’이라는 독보적인 콘셉트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치밀한 전략은 비용편익분석(B/C) 1.0391이라는 높은 경제적 타당성 평가로 이어졌고, 마침내 2026년도 국회 예산에 최종 반영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교육원을 넘어, 지역 경제의 ‘심장’으로

2029년, 대동면 운교리 일원에 문을 열게 될 교육원은 단순한 연수 시설을 넘어선다. 연간 1만 3,610명에 달하는 교육생과 19명의 상주 인력은 그 자체로 거대한 ‘유동인구’다. 이들은 함평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며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군은 교육생들을 자연스럽게 함평자연생태공원, 돌머리해변, 그리고 사계절 축제로 유도해 ‘교육’이 ‘관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고용 유발 330명, 생산 유발 450억 원, 부가가치 창출 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돼, 지역 경제의 지형 자체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함평, 호남권 '안전 교육 메카'를 꿈꾸다

함평의 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경찰 순찰차와 이륜차 등을 활용한 실습 중심의 ‘긴급자동차 운전자 교육’을 도입하고, 인근에 교육원이 없는 타 공공기관과의 시설 공동 활용도 추진한다. 이는 전남·전북·충청·경남 등 연간 35만 명에 달하는 잠재적 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광역 거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담대한 포석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교육생 전용 100원 택시 운영, 기반시설 확충 등 전폭적인 행정 지원 하겠다"며 "국책사업의 성공과 지역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