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중국 측이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한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1일 한국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오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과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해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이뤄졌다.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왕 주임은 "양국 정상의 전략적인 인도 아래 중한 관계는 바닥을 벗어나 정상 궤도로 복귀했고 점차 호전 및 발전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은 이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하고 환영하며 양국의 공동 노력 아래 이번 방문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진전을 얻도록 추동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 주임은 역사 문제와 대만 문제를 결부해 한국의 입장을 압박했다. 왕 주임은 "올해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라며 "일본 일부 정치 세력이 역사를 후퇴시키려 시도하고 침략과 식민 범죄를 복권하려는 상황을 맞아 한국이 역사와 인민에 책임지는 태도를 갖고 올바른 입장을 취하며 국제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올바른 입장에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과 이에 따른 대만 포위 군사 훈련 등으로 중일 관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을 반영한다. 중국은 이 대통령 방문을 사흘 앞두고 한국에 '하나의 중국' 문제를 직설적인 어조로 거론하며 확실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조 장관이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대중국 협력을 고도로 중시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흔들림 없이 힘을 쏟고 있다"며 "한국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2025년의 한중 관계 발전 추세를 평가하고 양국 모두에 새해 첫 국빈 정상 외교 일정인 이번 방중의 성공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전면적 복원 흐름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안정과 번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