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새해 벽두 승부수를 던진다.

새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이 오는 2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을 앞두면서, 침체된 금토극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 작품은 배우 지성의 10년 만 MBC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편성 단계부터 상징성이 컸다.
지성이 MBC에서 마지막으로 출연한 드라마는 2015년 방송된 ‘킬미, 힐미’다. '킬미, 힐미'를 통해 지성은 시청률과 인기, 화제성 모두를 잡으며 연기대상까지 손에 넣었다. 이후 다른 방송사와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MBC 작품과는 인연이 없었다. ‘판사 이한영’을 통해 다시 MBC로 돌아오면서, 그의 복귀 자체가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러 매체가 이 작품을 '지성의 10년 만 MBC 복귀작'으로 강조하는 이유다.
이 시점에서 MBC의 상황도 주목된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는 최근 몇 년간 금토드라마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바니와 오빠들’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 최근 대다수 작품들이 1~2%대 시청률에 머물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성은 사실상 반등을 노리는 핵심 카드로 읽힌다.

‘판사 이한영’은 회귀물과 법정물을 결합한 작품이다. 거대 로펌의 논리에 기대 살아온 적폐 판사 이한영이 10년 전으로 돌아가 과거의 선택을 다시 마주하며, 새로운 선택으로 거악을 응징하는 구조다. 법정 드라마의 익숙한 문법 위에 회귀 서사를 얹어, 개인의 선택과 책임을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 OTT와 지상파에서 검증된 회귀물 포맷을 법정 장르와 결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극을 집필한 김광민 작가는 원작 팬임을 밝히며, 선택의 무게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불완전한 인간이 저지른 잘못과 후회, 이를 되돌리려는 시도 등을 이한영이라는 인물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인생의 두 번째 답안지를 받은 주인공이 과거와 마주하고 속죄해 가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이 작품이 기존 법정 드라마와 갈리는 지점도 분명하다. 이한영이 싸워야 할 가장 강력한 적은 외부 거대 권력이 아니라 과거의 자기 자신이다. 사법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했던 적폐 판사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과 맞서 싸워야 하는 구조는 내부자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다. 정의로운 외부자 서사에 익숙한 법정물과 다른 결이다.
캐스팅도 무게감이 있다. 지성을 중심으로 박희순, 원진아가 합류해 극의 긴장도를 끌어올린다. 지성은 ‘비밀’ ‘킬미, 힐미’ ‘피고인’ ‘악마판사’ 등을 통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해 온 배우다. MBC 입장에서는 확실한 흥행 이력을 지닌 선택지다.

방송가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구원 카드’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회귀 법정물이라는 장르 조합, 검증된 주연 배우, 새해 첫 금토 편성이라는 조건이 맞물리며 기대치가 높게 형성됐다. 동시에 리스크도 분명하다. 최근 MBC 드라마 전반의 신뢰도가 흔들린 상태라, 초반 완성도와 입소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배우의 이름값만 남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승부처는 초반 2주다. 첫 방송 이후 서사 몰입도와 캐릭터 설득력이 확보되면, 회귀 법정물 특유의 속도감이 시청률로 이어질 여지는 충분하다. 반대로 초반에 탄력을 받지 못하면 경쟁 편성 속에서 존재감을 잃을 수 있다. MBC가 10년 만에 다시 꺼낸 지성 카드가 반등의 출발점이 될지, ‘판사 이한영’의 첫걸음에 시선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