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의 마지막 관문인 수하물 수취대에서, 여행객들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짐을 기다리며 벨트만 바라보는 피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에 들어선 승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이 기다림이, 앞으로는 획기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 가운데 처음으로 도착 수하물의 예상 수취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며 여객 편의 향상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들이 짐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실시간 항공 운항 정보를 결합한 ‘수하물 수취 시간 안내 서비스’를 전격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인천공항 1층 도착 수하물 수취장에 설치된 LED 전광판을 통해 제공된다. 승객은 도착 수하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예상 시간과 전 과정의 진행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등에서 운영하는 '투입 시간 안내'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이다. 짐이 벨트에 올라가는 시점만 공유하는 것을 넘어, 승객의 관점에서 실제 수취 시간을 예측해 알려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여객들은 본인의 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짐이 나오는 시간을 미리 알게 됨에 따라 화장실 이용이나 환전 등 개인 용무를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고, 공항철도나 버스 등 연계 교통편 이용 계획을 세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서비스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사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는 제2여객터미널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인천공항 공식 모바일 앱인 ‘인천공항+’에서도 수하물 도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여객은 입국 심사를 받는 중에도 자신의 수하물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세계 공항 중 최초로 도입한 이번 서비스를 통해 여객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대전환을 바탕으로 여객 맞춤형 서비스 혁신을 지속함으로써 여객 편의를 제고하고 인천공항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공항은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돕는 ‘캐리어 배송 및 순찰 로봇 서비스’도 본격화하며 스마트 공항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차장에서 출국장까지 무거운 짐을 옮겨주는 캐리어 배송 로봇은 최대 3개의 캐리어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지정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한다. 임산부, 장애인, 유아 동반 고객 등 수하물 운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아울러 제1터미널 주요 구역을 순찰하며 흡연 금지 안내 등 기초 질서 계도를 담당하는 순찰 로봇도 함께 배치되어 쾌적한 공항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공항 운영의 효율성을 넘어 여객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