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10배 강하면, 방역도 10배로"~김영록 전남도지사, 전남에 'AI 철통방어' 특명

2025-12-31 12:23

"‘한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농장 전체를 무너뜨린다"…22개 시군에 초강력 대응 주문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전남지역 가금농가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AI 확산을 막기 위한 ‘철통 방역’ 특명을 내렸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31일 오전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실국장 및 시·군 부단체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동절기 안전·취약계층 보호대책 및 조류인플루엔자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31일 오전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실국장 및 시·군 부단체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동절기 안전·취약계층 보호대책 및 조류인플루엔자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지사는 31일, 22개 시군 부단체장까지 모두 참여하는 긴급 재난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방역의 성패는 초기 대응에 달려있다”며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전파력 10배, 스치기만 해도 감염되는 '역대급 바이러스'

이날 회의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던 이유는 올해 창궐하는 AI 바이러스의 독성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올해 바이러스는 예년에 비해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아, 아주 적은 양으로도 쉽게 감염되고 빠르게 전파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농장 출입 차량의 바퀴에 묻은 아주 작은 오염원 하나만으로도 농장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김 지사는 “바이러스가 10배 강하면, 우리 방역도 10배 강하게 해야 한다”며 기존의 방역 수준을 뛰어넘는 고강도 대응을 주문했다.

#"안일함은 곧 파산"…농가와 행정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

김 지사는 특히 방역 현장의 해이해진 경각심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그는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농가의 안일한 생각이 바이러스에게 농장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농장주 스스로가 핵심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행정이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독려할 것을 강조했다. 시군에는 발생 농장에 대한 신속한 살처분과 이동통제는 물론, 방역 지역에 대한 소독과 예찰 활동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강화해 더 이상의 수평 전파를 원천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24시간 감시 체계…AI와의 전쟁, 이미 시작됐다

전라남도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AI와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긴급회의는 기존의 대응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10배 더 강력해진 적에 맞서 방어선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전남도는 앞으로 시군별 방역 지역을 더욱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소독 자원을 총동원해 농장과 철새도래지 등 위험지역에 대한 방역 고삐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지사의 이번 특명은 사실상 전남 전역에 ‘AI 계엄령’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는 조치로, 역대 최악의 바이러스에 맞선 지자체의 총력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