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한랭질환 추정 사망 사고가 전라남도 재난 대응 시스템에 엄중한 경종을 울렸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31일,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22개 시군 부단체장까지 모두 참여하는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하고, 올겨울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응 태세를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재난 대응의 핵심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라고 못 박으며, 예측을 뛰어넘는 기상 이변에 대비한 ‘선제적 총력 대응’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새해 첫날부터 ‘북극 한파’…도로 위 ‘선제적 방어선’ 구축
이번 회의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진행된 이유는 당장 새해 첫날부터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예보됐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해맞이 등으로 유동 인구가 급증하는 시기인 만큼, 단 한 건의 대형 교통사고도 용납할 수 없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도내 321곳의 재해우려지역과 1만여 곳에 달하는 적설 취약 구조물에 대한 사전 점검을 재차 확인하고, 강설이 시작되기 전에 134개 중점 제설구간에 제설제를 미리 살포하는 ‘선제적 조치’를 지시했다. 또한, 48곳의 제설전진기지를 중심으로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위험이 감지되면 ‘선(先)통제, 후(後)보고’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도로를 통제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미 각 시군에 교부된 14억 원의 예산을 총동원해 현장 대응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지시했다.
#‘사람이 먼저다’…가장 춥고 그늘진 곳에 온기를
이날 회의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김 지사는 최근의 안타까운 사망 사례를 언급하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기저질환을 앓는 어르신이나 홀로 계신 분들의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기존의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요양보호사와 생활지원사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매일 안부를 확인하는 ‘밀착 관리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읍면동별 한파쉼터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시군별 응급대피소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가장 춥고 그늘진 곳에 있는 도민을 보호하기 위한 촘촘한 ‘인간 안전망’을 펼칠 계획이다.
#“보고는 나중에, 조치는 즉시”…현장 중심의 속도전 강조
김 지사는 재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재난은 보고 체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현장의 판단에 따라 위험 요소를 먼저 제거하고 나중에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관료주의적 대응을 엄중히 경계했다. 이는 도민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형식적인 절차보다 현장의 신속한 조치가 우선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재난 상황의 실시간 전파와 국민행동요령 홍보를 강화해 도민 스스로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긴장의 끈 놓지 말라”…농어촌부터 도심까지 ‘총력 대응’
회의를 마무리하며 김영록 지사는 “올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라는 예보가 오히려 우리의 경각심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도관 동파에 대비한 농·수·축산 시설물 점검부터 도심의 안전 문제까지, 어느 한 곳도 소홀히 하지 않는 전방위적 대응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 “도민 한 분 한 분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행정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며, 재난과의 선제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