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에 눌어붙은 기름때는 세제를 써도 잘 지워지지 않아 골칫거리인데, 귤껍질만으로도 충분히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프라이팬에 남은 기름때는 단순한 기름이 아니라 고온에서 산화되고 눌어붙은 상태라 물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때 귤껍질이 효과적인 이유는 껍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리모넨 성분 때문이다. 리모넨은 천연 오일 성분으로 기름을 분해하는 힘이 강해, 묵은 기름때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여기에 귤껍질의 미세한 섬유질이 수세미 역할을 하면서 표면 손상을 최소화한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프라이팬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낸다. 그다음 귤껍질의 흰 부분이 아닌 주황색 겉면을 프라이팬 안쪽에 대고 문질러준다. 이때 물을 조금만 묻혀주면 마찰이 줄어들고 기름 분해가 더 잘 진행된다. 기름때가 심한 부분은 원을 그리듯 천천히 문지르는 것이 좋다. 문지르는 동안 상큼한 귤 향이 올라오는 것도 특징이다.

기름때가 오래돼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끓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프라이팬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귤껍질 몇 조각을 넣은 뒤 약불에서 잠시 끓인다. 물이 데워지면서 귤껍질 속 성분이 우러나오고, 눌어붙은 기름때가 서서히 풀린다. 불을 끄고 물이 조금 식은 뒤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아내면 힘을 거의 들이지 않아도 기름막이 제거된다.
이 방법은 코팅 프라이팬에도 비교적 안전하다. 화학 세제를 강하게 문지르는 방식은 코팅 손상의 원인이 되지만, 귤껍질은 표면을 긁지 않으면서 기름 성분만 제거한다. 다만 이미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이라면 과도한 마찰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귤껍질을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껍질에 설탕이나 시럽이 묻어 있는 경우 오히려 끈적임이 남을 수 있으므로 깨끗한 생귤 껍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름때 제거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한 번 헹궈 잔여 성분을 씻어내야 한다. 귤 향이 남는 것이 싫다면 마지막에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헹궈주면 된다.

이 방법의 장점은 환경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세제를 쓰지 않아 하수 오염을 줄일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질 귤껍질을 재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프라이팬을 세제로 여러 번 헹궈야 했던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귤껍질은 프라이팬뿐 아니라 가스레인지 주변, 후드 표면의 기름때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전기 제품이나 광택이 중요한 표면에는 사용 전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시험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프라이팬 기름때 제거의 핵심은 강한 세제가 아니라 기름을 녹이는 성분이다. 귤껍질 하나만으로도 주방 청소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겨울철 흔하게 먹는 귤이 식탁을 넘어 주방 관리까지 책임지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