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에 꼭 '이것' 넣으세요…'고깃집 된장찌개'랑 똑같아집니다

2025-12-30 17:52

파기름 먼저, 된장 볶음이 핵심인 고깃집 된장찌개의 비결
재료보다 불 조절 순서…마이야르 반응으로 만드는 깊은 맛

고깃집에서 고기를 굽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숟가락이 먼저 향하는 음식이 있다. 불판 옆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다. 집에서 끓인 된장찌개와 재료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맛은 분명히 다르다. 애호박과 양파, 대파, 청양고추, 두부 반모만으로도 고깃집 특유의 깊은 맛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깃집 된장찌개의 핵심은 재료보다 순서와 불 조절에 있다. 먼저 냄비에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중불에서 대파를 볶는다. 파기름이 충분히 우러나올 때까지 천천히 볶아야 한다. 여기에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이 과정에서 단맛과 감칠맛의 바탕이 만들어진다. 고깃집 된장찌개 특유의 고소한 향은 이 단계에서 결정된다.

유튜브 '소소한 한끼 a small meal'
유튜브 '소소한 한끼 a small meal'

양파가 충분히 볶아졌다면 된장을 넣는다. 된장은 한 번에 많이 넣지 말고, 중간 불에서 볶듯이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된장을 볶아주면 콩 비린내가 날아가고, 고소함이 살아난다. 이때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지 않아도 된다. 고깃집 된장찌개의 기본은 담백함이다.

된장이 기름과 어우러지면 애호박을 넣고 한 번 더 볶는다. 애호박은 오래 볶지 않아도 된다. 겉면에 된장이 살짝 묻을 정도면 충분하다. 이후 물을 붓는다. 육수가 없어도 괜찮다. 볶은 재료에서 이미 맛의 뼈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을 붓고 센 불에서 한 번 끓인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청양고추를 넣는다. 이때 청양고추는 너무 많이 넣지 않는다. 고깃집 된장찌개는 맵기보다 깔끔한 칼칼함이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두부 반모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중불에서 한소끔 더 끓인다. 두부를 너무 오래 끓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어 마무리 단계에 넣는 것이 좋다.

유튜브 '소소한 한끼 a small m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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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된 된장찌개는 고기 없이도 묘하게 고기 맛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볶음 과정에 있다. 파기름과 볶은 양파, 볶은 된장이 만나면서 고기에서 나오는 마이야르 반응과 비슷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애호박과 두부의 담백함이 더해지면서 국물이 과하지 않게 정리된다.

고깃집 된장찌개가 유독 인기 있는 이유는 고기와의 궁합에 있다. 짠맛이 강하지 않고, 국물이 맑으면서도 깊다. 고기를 먹다 느끼는 느끼함을 씻어내 주면서도, 입안을 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 숟가락으로 한 입 뜨는 순간 입맛이 다시 살아나는 구조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익숙함이다. 된장찌개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찌개 중 하나다. 여기에 고깃집이라는 공간이 더해지면서, 집밥과 외식의 경계에 있는 음식이 된다.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면서도 외식의 만족감을 주는 메뉴라는 점이 꾸준한 인기를 만드는 요소다.

유튜브 '소소한 한끼 a small m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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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이 맛을 재현할 때 가장 흔한 실패는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맛이 평면적으로 나온다. 고깃집 된장찌개는 볶고, 끓이고, 마무리하는 단계가 분명하다. 특히 된장을 볶는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좋은 된장을 써도 맛이 다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다. 고깃집에서는 고기와 함께 먹는 찌개이기 때문에, 찌개 자체는 짜지 않다. 집에서 밥 반찬으로 먹겠다고 간을 올리면 고깃집 느낌은 사라진다. 싱겁다 싶을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오히려 정답이다.

애호박, 양파, 대파, 청양고추, 두부 반모라는 평범한 재료로도 충분히 고깃집 된장찌개 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조리법에 있다. 특별한 육수나 고기가 없어도, 불 앞에서 재료를 다루는 방식만 바꾸면 맛은 달라진다. 고깃집에서 무심하게 나오는 된장찌개 한 그릇에는 사실 꽤 계산된 과정이 담겨 있다. 그 비밀을 알고 나면, 집에서도 불판 옆 그 맛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유튜브, 소소한 한끼 a small meal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