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이용욱 CEO의 조언… 살아남을 '3가지' 공유

2025-12-30 17:48

AI 기술로 배터리 품질관리 혁신…SK온의 제조 경쟁력

이용욱 CEO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캠퍼스에서 개최된 2025 CEO 레코그니션(Recognition) 시상식에 참석해 한 해 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둔 조직과 구성원들을 격려하며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2023년부터 시행된 이 행사는 구성원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창의적인 성공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마련된 정례 공적 시상식이다. 이날 자리에는 이 CEO를 비롯해 피승호 제조총괄, 신창호 운영총괄 등 주요 경영진과 현장 및 사무직 구성원 100여 명이 집결했으며, 글로벌 사업장 인원들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가 병행됐다.

이 CEO는 격려사를 통해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을 언급하며 독보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가 생존의 전제 조건임을 명시했다.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이 원가 절감과 맞물릴 때 비로소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이러한 3대 핵심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적 선순환을 완성하는 것이 SK온의 중장기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사장 / sk온
이용욱 SK온 대표이사 사장 / sk온

올해 성과 보고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생산 효율의 비약적인 상승이다. 10대 공적으로 선정된 미국 조지아 공장(SKBA) 프로젝트는 현지 생산 수요 급증에 대응해 기술과 생산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투입하며 수율 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한·미 조직 간 실시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단기간에 가동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럽 시장의 거점인 헝가리 코마롬 2공장(SKBM) 역시 공정 장비 속도 개선과 공정 전반의 병목 현상 해소를 통해 가동률을 90% 수준까지 확보하며 실질적인 공급 역량을 증명했다.

제조 공정의 지능화 전환도 구체적인 팩트로 제시됐다. SK온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생산 라인에 전면 도입하며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배터리 제조의 정밀도를 결정짓는 핵심 공정에 자동 보정(Advanced Process Control·공정 제어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공정 간 발생하는 미세한 편차를 원천 차단했다. 육안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전 AI 기반의 자동 판정(Auto Defect Classification·자동 결함 분류) 시스템을 가동해 미세 불량 검출률을 극대화했으며, 문제가 발생하기 전 징후를 포착하는 예지 보전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으로 설비 가동 중단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측면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이 핵심 성과로 꼽혔다. 지난 9월 미국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체결한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급 계약은 SK온의 수익 구조를 전기차(EV) 중심에서 ESS로 확장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됐다. 특히 2030년까지 예정된 6.2GWh 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Right of First Offer·제3자에게 판매하기 전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함에 따라 최대 7.2GWh에 달하는 잠재적 공급 물량을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시상은 도전적 과제를 수행한 팀에 수여하는 온빌더스와 협업의 모범이 된 개인에게 주는 온프로너 부문으로 세분화됐다. 경영진 평가와 구성원 투표를 합산해 객관성을 높였으며, 온프로너 부문에서는 총 60명의 우수 직원이 선정되어 전사적 성과 공유의 의미를 더했다.

이 CEO는 마무리 발언에서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적 자산과 구성원 간의 긴밀한 소통이 있다면 위기를 극복할 체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가 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믿음 아래 내실 경영과 기술 혁신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