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 고열에도 잠깐! 급해서 먹인 해열제… 내 아이 '간 손상' 부른다?

2025-12-29 15:16

어린이 해열제, 성분별 복용 월령과 용량이 다르다

연말 연초 휴일 기간에는 병원이나 약국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적일 수 있어 가정 내에서 보호자가 아이의 발열 증상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이에게 열이 나는 증상 자체는 외부 바이러스와 싸우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다. 발열은 질환 자체가 아니라 질환의 발생을 알리는 신호이므로 무조건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해열제를 남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체온이 평소보다 1도 이상 높거나 38도 이상일 때 비로소 열이 있다고 판단하고 아이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해열제 투여를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중에서 의사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어린이 해열제 성분은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세 가지로 나뉜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성분은 약국뿐만 아니라 편의점 같은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덱시부프로펜 성분은 약국에서만 구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통증을 줄이고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며,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해열·진통 효과에 더해 염증을 완화하는 소염 작용까지 갖췄다.

성분별로 복용 가능한 월령도 다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생후 4개월부터 복용할 수 있지만,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럽제 기준으로 용량과 투여 간격을 철저히 지켜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은 체중 1kg당 10~15mg을 4~6시간 간격으로 먹이되 하루 최대 5회를 넘겨선 안 된다. 이부프로펜은 체중 1kg당 5~10mg, 덱시부프로펜은 5~7mg을 6~8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며 1일 최대 4회까지만 투여 가능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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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사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성분명 확인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유럽 등 해외에서 ‘파라세타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상 동일한 성분이다.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비한 파라세타몰 제품을 아세트아미노펜과 섞어 먹이면 과다 복용 위험이 있다.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 역시 화학식은 같지만 약효 성분 특성만 다른 이성질체 관계다. 두 성분은 같은 계열 약물로 분류되므로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교차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은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1일 최대 용량 준수가 엄격히 요구된다. 만약 한 가지 해열제를 먹이고 2~3시간이 지나도 고열이 지속될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이나 약사의 복약 지도에 따라 다른 계열의 해열제를 교차 복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때도 무턱대고 섞어 먹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복용 간격을 지켜야 한다.

종합감기약이나 병원 처방 약을 이미 복용 중이라면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해당 약물에 이미 해열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에게 기존 복용 약물을 알리고 해열제 성분 중복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의약품 개별 용기나 포장 겉면, 동봉된 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약품 안전 나라 누리집을 통해 최신 허가 사항을 검색해볼 것을 당부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