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교육, 청렴도 '추락'~ "보여주기식 행정의 민낯"

2025-12-29 14:40

전남 교육, 청렴도 '추락'~ "보여주기식 행정의 민낯"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2025년 12월 발표된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남도교육청이 전국 최하위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내부 구성원과 학부모 등 민원인들이 직접 느끼는 청렴 수준을 나타내는 '청렴체감도'는 17개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최하위인 5등급을 기록해 뼈아픈 질타를 받았다. 겉으로 보이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신뢰를 얻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여주기'는 3등급, '체감'은 꼴찌

이번 평가에서 전남교육청의 청렴 정책 추진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는 3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이는 청렴 콘서트, 공모전 등 각종 캠페인을 벌이며 외형적으로는 부패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교육 현장의 구성원들과 도민들이 느끼는 청렴의식은 바닥을 드러냈다.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뿌리 깊게 박힌 구조적 문제들은 외면한 결과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곪아 터진 내부 문제들…신뢰 잃은 교육 행정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청렴도 추락이 예견된 결과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대중 교육감 취임 이후 불거진 각종 의혹과 정책 실패가 신뢰도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정 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교육감 사택 문제부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와 같은 전시성 행정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인사 시스템의 공정성 시비, 학교장 등 관리자들의 권위주의적 조직 운영, 투명성이 결여된 사업비 집행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내부 불만을 키워왔다는 분석이다.

#"총체적 실패"…노조, 전면적 쇄신 요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교육청지부를 비롯한 교육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총체적 정책 실패'로 규정하고 교육감의 책임 있는 자세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교육청이 더 이상 형식적인 구호에 머물지 말고, 감사, 인사, 재정 등 행정 전반의 시스템을 투명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관리자들의 구태의연한 조직 운영 문화를 개선하고, 노동조합을 동등한 소통의 파트너로 인정해 실질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청렴의 해' 선포, 실질적 변화 이끌까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김대중 교육감은 "결과를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2026년을 '반부패 청렴의 해'로 선포하고 고강도 쇄신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렴특별정책팀 신설 등 다양한 노력이 현장에 미치지 못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언적 의미를 넘어, 교육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전남 교육계가 이번 위기를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도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