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들도 이 땀 흘리는 환자들 보면 '초긴장'

2025-12-29 08:57

“이 증상 있다면 심근경색 이미 시작“

가슴을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는 환자. 응급실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원장이 심근경색의 위험 신호와 대처법을 공개했다.

응급환자 자료사진. / 뉴스1
응급환자 자료사진. / 뉴스1

최 원장은 28일 '건강구조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응급실에서 제일 위험해 보이는 환자는 의식이 없는 환자고, 의식이 있는 환자 중에선 가슴을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는 환자가 가장 긴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식은땀이 되게 무서운 것"이라며 "혈압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거나 심장이나 대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응급의학과에서 가장 중증으로 보는 3대 질환은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 외상인데, 그중에서도 심근경색이 사망률과 중증도가 가장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심근경색의 전 단계인 협심증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최 원장은 "심장 혈관이 50~70% 가까이 좁아지면 계단을 오르거나 추운 환경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급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 혈관이 쪼그라들면서 근육이 허혈 상태가 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통증은 1분 정도 이내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태를 그냥 지나치고 불안정 협심증까지 가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며 "관상동맥이 90% 가까이 좁아져서 겨우겨우 혈류가 지나가는 상태가 돼버리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도 간혹 가다가 혈관이 좁아져서 가슴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비전형적인 증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체한 증상으로 왔다가 응급실에서 심전도를 찍어봤는데 급성 심근경색이 나오는 경우가 꽤 있다"며 "1년에 거의 서너 케이스는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체했다고 생각하고 식은땀까지 나거나 호흡곤란이 있거나 흉통도 동반되거나 전에 흉통이 있었거나 고위험군이라면 단순히 체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심장 쪽 문제가 아닌지 확인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응급환자 자료사진. / 뉴스1
응급환자 자료사진. / 뉴스1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중간이 찢어지듯이 아프거나 벌어지듯이 아프거나 고춧가루 뿌린 듯이 아프거나 누르는 듯이 아프거나 코끼리가 발로 밟는 것 같은 여러 양상의 흉통이 있다. 하지만 연세가 많거나 당뇨가 오래된 경우, 특히 여성의 경우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원장은 "여성분들은 체했다고 오시는 경우가 많다. 제 장모님도 그런 상황으로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며 "음식 장사한다고 너무 무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장모는 사흘 전부터 체한 것처럼 답답한데 병원에 갈 생각은 안 하고 일을 준비하다가 3일 뒤에야 내과를 갔더니 심근경색이 지나간 심전도가 나와서 그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옮겨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연관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왼쪽 팔이 아프다, 왼쪽 어깨가 아프다, 팔 안쪽이 아프다, 겨드랑이 쪽으로 잡아당기는 것 같다, 턱 쪽으로 아프다, 이가 아프다, 이런 양상으로 오는 심근경색도 있다"며 "심장에 가는 교감 신경들이 연관돼 있는 근육들이나 부분들이 아프면 똑같이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최 원장은 "심근경색은 지난 10년간 통계를 봤을 때 인구 10만 명당 거의 50% 늘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며 "예전에는 남성 기준으로 45세 이상, 여성 기준으로 55세 이상일 때 흉통이면 심근경색 의심해서 심전도 빨리 찍고 시술 빨리 보낼 생각을 해야 된다고 배웠는데 지금은 40대 초반은 물론이고 30대 심근경색도 종종 보고, 드물게 20대 심근경색도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혈관이 점점 더 나빠지다 보니까 혈관 나이가 점점 더 빨리 나빠진다는 의미"라며 식생활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먹는 것 같은 경우는 단순당, 가공당을 제일 많이 얘기한다"며 "당이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반복될 때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면 내피세포가 손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관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말초 혈관의 상태는 결국 돌아오지 않고 계속 악화하는 것"이라며 "고혈압약, 당뇨약도 합병증을 미루는 약이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원장은 "환자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보지 못했거나 사람이 없었거나 심폐소생술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이어서 그냥 가만히 두게 되면 1분에 10%씩 환자 사망률이 올라간다"며 "10분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놔두면 119 대원이 10분 뒤에 도착해서 심폐술을 하더라도 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뇌경색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원장은 "뇌경색의 제일 대표적인 증상이 반신마비가 가장 흔한 증상"이라며 "78~80% 정도가 반신마비가 온다"고 밝혔다. 그는 얼굴, 팔, 말의 이상을 확인하는 'FAST' 테스트를 소개했다. "F는 얼굴이 이상한지 보는 것이고, A는 팔을 들어보라고 해서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S는 말을 시켜봐 이상한지 보는 것이고, T는 타임으로 골든타임 내에 119를 통해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뇌경색이나 뇌출혈은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새벽에 더 잘 발생하지만 새벽이 아니라 저녁에도 올 수 있고 낮에도 올 수 있고 밤에도 올 수 있다"며 조기 발견과 대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응급실 의사들도 무서워 하는 심근경색! 이 곳이 아프다면 지금 당장 병원으로 달려 가세요!'란 제목으로 '건강구조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