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의 복원을 위해 설립된 충남 예산황새공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은 단순한 종 보존을 넘어 과학적 복원과 국제 협력, 지역 상생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생태 모델'을 완성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산군은 황새공원이 2015년 개원 이후 인공 증식과 야생 방사, 서식지 복원 단계를 거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단계적 복원 정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29일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야생 황새 개체 수의 안정적인 증가다. 이는 단순히 황새를 방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황새가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결과다. 군은 논과 습지를 복원하고 농약 사용을 줄인 친환경 농업을 유도했으며, 곳곳에 인공 둥지를 설치해 번식률을 높였다. 이러한 '통합 생태관리 모델'은 환경 정책이 지역의 농업 경쟁력까지 높이는 장기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올해는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거버넌스 구축에도 속도를 냈다. 군은 2025년 '예산황새생태관광협의회'를 발족해 순천만과 우포늪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주민과 전문가,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탐방객 관리와 주민 소득 창출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생태 보전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제도화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황새 외교'도 활발하다. 황새공원은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일본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지난 5월 일본으로 보낸 황새 알 5개가 모두 부화에 성공했고, 10월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성조 2마리가 예산에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었다. 또한 일본, 중국, 대만이 참여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 동북아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ESG 활동으로 ㈜보령과 함께 환경 정화 활동인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한국전력공사 서산전력지사와 협력해 송전탑과 황새가 공존할 수 있는 안전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도 남겼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예산황새축제'는 궂은 날씨에도 2만 2000여 명이 찾는 지역 대표 생태 축제로 성장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황새공원 10년은 생태 보전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복원과 생태 관광, 교육을 아우르는 복합 거점으로 성장해 황새 보호의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