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산업 단지와 국책 사업 유치로 대한민국 대표 미래 산업 도시로 급부상한 충남 아산시. 하지만 화려한 도시 성장의 그늘에는 농지 감소와 고령화라는 농촌의 현실적인 고민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아산시가 산업과 농업이 동반 성장하는 도농복합도시의 새로운 모델 구축에 나섰다.
29일 아산시에 따르면 올 한 해는 지역 농업인들에게 유독 가혹한 시기였다. 봄철 이상 저온과 키다리병,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1966ha 규모의 농지 침수, 병해충 확산까지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아산 농업은 기초 체력을 입증했다. 2025년 쌀 생산량은 5만 9325톤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고, 수매 가격도 40kg 기준 7만 2000원에서 7만 4500원 선으로 형성되며 전년보다 1만 원 이상 올랐다. 지역 대표 작물인 배 역시 기상 악화로 전체 생산량은 줄었지만, 대미·동남아 수출량은 1382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나 급증했다. 과수 화상병 발생 면적도 0.5ha 수준으로 줄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구조적인 한계다. 현재 아산 농촌 인구의 평균 연령은 67.8세에 달하며, 벼 재배 면적은 9000ha로 2000년대 초반보다 약 20% 감소했다.
시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26년부터 농업의 구조적 전환을 본격화한다. 지역 먹거리 선순환, 쌀 산업 경쟁력 강화, 인력 부족 해소, 스마트 농업 확대, 소득 안정, 기후변화 대응 등 6대 정책이 핵심 축이다.
우선 아산시먹거리재단을 컨트롤타워로 삼아 현재 14% 수준인 지역 농산물 소비율을 2027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공공형 로컬푸드 직매장을 5곳으로 늘리고, 기업 급식 등 판로를 다변화해 1100여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계획이다.
쌀 산업은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 통합으로 출범한 아산시쌀조합공동사업법인을 중심으로 효율화를 꾀한다. 12억 원을 투입해 고품질 원료곡 생산을 장려하고, 드론 직파 재배 면적을 2026년까지 전체의 8%인 700ha로 확대해 생산비 절감을 유도한다.
농촌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 확대와 공공형 계절 근로자 시스템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연간 3만 명 규모의 농촌 인력 중개 센터 운영도 지속한다. 또한 미래 농업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2.2ha 규모의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 청년 농업인들이 초기 자본 부담 없이 영농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연간 49억 원의 경영비 절감 효과를 내는 농기계 임대 사업에 무인 단말기 도입과 운송비 지원을 더해 고령 농업인의 편의를 높이고, 농작물 재해보험 등에 113억 원을 투입해 기후 위기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강화한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농업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먹거리가 건강해야 시민이 안심할 수 있다"며 "새해에도 농업인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