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1마리에 7만원까지 갔는데... 1만원 이하로 뚝 떨어진 겨울 대표 생선

2025-12-28 19:37

겨울철 해장 끝판왕... "겨울에 이거 따라올 만한 게 없다"

"엄청나게 못생겼죠. 꼼치입니다.“

유튜브 채널 '마초TV'가 28일 공개한 영상에서 유튜버 마초는 남해의 한 항구로 향했다. 한파가 몰아친 날 그는 정치망 어선을 타고 조업에 나섰다. "겨울만 되면 술 한잔 먹으면 이게 딱 생각난다. 먹으면 속이 다 풀린다"며고 말했다.

그가 말한 물고기는 바로 꼼치. 꼼치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자 마초는 "흔히 물메기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꼼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물메기는 따로 있지만 크기가 작아 식용으로 잘 쓰지 않는다. 남해와 서해에서 물메기탕, 물메기국이라 부르는 음식엔 모두 꼼치가 들어간다. 동해에선 미거지를 넣어 미거지탕으로 먹는데, 이 역시 흔히 물메기탕으로 불린다.

꼼치는 페르카목 꼼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동해, 황해, 남해는 물론 동중국해, 오호츠크해, 쿠릴 열도 바다에서 발견된다. 몸길이는 보통 36~45cm까지 자라며 60cm까지 자라는 개체도 있다. 배 밑에 빨판이 달려 바위에 붙어서 산다. 비늘이 없고 미끈거린다. 몸에는 검은색 반점이나 가로선 무늬가 있고 꼬리 부분엔 흰색 세로 줄무늬가 선명하다.

마초는 "성장 속도가 엄청 빠르다. 대부분 1년생"이라며 "그래서 살이 물러 식감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겨울철에 산란하는 꼼치는 이 시기가 제철이다. 과거엔 '물텀벙이'로 불렸다. 잡는 즉시 바다에 던져졌기 때. 못생긴 외모에 비늘도 없이 물렁거려 제사상에 올리는 것조차 예의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꼼치 / '마초TV' 유튜브
꼼치 / '마초TV' 유튜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함께 조업에 나선 어민은 "지난해엔 한 마리에 5만원, 6만원, 7만원까지 갔다"며 "주말엔 7만원씩 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어획량이 많아 큰 사이즈도 3만~4만원대로 내려왔다. 그래도 과거 5000원도 안 했던 생선치곤 천정부지로 오른 가격이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꼼치 어획량이 급감했다. 남해군의 경우 2017년 17만2000kg이었던 어획량이 2019년 6만7000kg으로 급감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꼼치는 평소 동해 깊은 바다에 서식하다 겨울철 산란을 위해 남해 연안으로 이동하는 저온성 어종인데, 수온이 높아지면서 남해 연안으로 이동하지 않고 다른 해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나마 올해는 많이 잡혀 가격이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종자 방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2018년부터 여수 종화동 해역을 중심으로 꼼치 종자 방류를 진행해 지난해까지 1억5755만 마리를 방류했다.

꼼치 / '마초TV' 유튜브
꼼치 / '마초TV' 유튜브

마초는 시장에서 말린 꼼치를 한 마리에 1만원에 구입했다. "올해는 꼼치가 많이 나온 편"이라며 생물 꼼치는 한 마리에 7000원에 샀다.

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말린 꼼치는 한 시간 정도 물에 불린 뒤 진간장 150ml, 설탕 75ml, 고춧가루, 다진마늘로 양념해 찜기에 넣고 쪘다.

생물 꼼치는 내장을 빼고 껍질까지 벗긴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물렁뼈라 엄청 잘 잘린다"며 손질법을 보여줬다. 무를 넣고 끓인 육수에 꼼치를 넣어 맑은탕을 만들었다. 마초는 "많이 저으면 안 된다. 살이 깨지니까 이 상태로 그냥 끓였다가 끝내야 한다"고 조리 팁을 전했다.

남해 지역에서는 묵은김치를 잘게 썰어 큼직하게 썬 꼼치와 함께 끓인다. 살이 물러 쉽게 흩어지기 때문에 큼직하게 썰어야 한다. 동해 남부부터 남해안 지방에선 물메기탕이 유명하며, 추운 날씨엔 말린 것으로 찜을 하거나 쥐포처럼 말려 마른안주로 즐긴다.

시식은 꼼치찜부터 시작했다. "부드럽다"며 첫 맛을 본 마초는 뼈까지 물렁하게 익어 씹어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맑은탕을 맛본 그는 "속이 딱 시원해진다"며 "이걸 한 번이라도 먹어본 사람들은 이 정도 탕이 나오면 정신을 못 차린다"고 극찬했다. 그는 "해장할 때 딱 먹으면 딱 좋다”라며 "머리 밑바닥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겨울에 이거 따라올 만한 게 없다"며 해장국으로서의 가치를 높이 샀다.

꼼치의 가장 큰 매력은 부드러운 육질과 담백한 맛이다. 1년 안에 빠르게 성장하는 어류라 살이 단단하지 않고 연해 매운탕이나 맑은탕으로 끓이면 후루룩 넘어간다.

12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인 꼼치는 이 시기에 알을 품어 가장 맛있다. 과거 '자산어보'에는 "살이 매우 연하고 뼈도 무르다. 맛은 싱겁지만 술병을 고치는 데 좋다"고 기록돼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