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삼겹살을 떠올리는 집이 많다.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먹기 좋고, 연말 모임 메뉴로도 익숙하다.
하지만 12월의 삼겹살은 늘 고민을 남긴다. 날씨가 추워 창문을 열 수 없고, 실내에서 굽다 보면 기름이 튀고 냄새가 집 안에 오래 남는다. 이미 수없이 반복해온 구이 방식이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요즘은 삼겹살을 ‘굽지 않고’ 반찬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건 바로 삼겹살간장볶음. 이 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조리 환경이 깔끔하다는 점이다. 센 불에 오래 구울 필요가 없어 연기와 냄새가 상대적으로 적다. 한 번 만들어 두면 밥반찬으로 며칠간 활용할 수 있어 연말처럼 식사 준비가 잦은 시기에 부담을 덜어준다. 따뜻할 때는 물론 식어도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조리의 핵심은 고기 선택과 손질이다. 두툼한 구이용보다는 조금 얇은 삼겹살이 볶음에 어울린다. 고기는 한입 크기로 썰어 키친타월로 겉기름과 핏기를 가볍게 눌러낸다. 이 과정만 거쳐도 볶는 동안 불필요한 기름이 줄어들고 양념 맛이 깔끔해진다.

팬에 불을 올릴 때는 기름을 따로 두르지 않는다. 삼겹살 자체에서 충분한 지방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불에서 천천히 볶아 고기에서 기름이 나오면, 이 기름을 한 번 따라내는 것이 포인트다. 완전히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절반 정도만 덜어내도 느끼함이 크게 줄어든다. 이 과정이 삼겹살간장볶음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양념은 단순할수록 좋다. 간장, 다진 마늘, 설탕 또는 조청을 기본으로 하고 후추로 마무리한다. 여기에 양파나 대파를 더하면 단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양념은 미리 섞어두었다가 고기가 어느 정도 익은 뒤 넣는다. 처음부터 양념을 넣으면 고기가 질겨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불 조절도 중요하다. 양념을 넣은 뒤에는 센 불에서 짧게 볶아야 한다. 간장이 졸아들며 고기에 윤기가 생기면 바로 불을 끈다. 오래 볶을수록 삼겹살은 딱딱해지고 짠맛이 강해진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소량 더하면 풍미가 살아나지만, 많이 넣으면 전체 맛이 무거워질 수 있다.
삼겹살간장볶음은 반찬으로서 활용도가 높다. 밥 위에 올려 덮밥처럼 먹어도 좋고,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으면 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김밥이나 주먹밥 속 재료로 써도 잘 어울린다. 냉장 보관했다가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기만 해도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반찬이 겨울에 특히 좋은 이유는 조리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점이다. 추운 날씨에 창문을 열지 않아도 되고, 기름 튐과 냄새 걱정도 적다. 삼겹살을 먹고 싶지만 굽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 대안이 된다.
삼겹살간장볶음은 삼겹살을 ‘외식용 고기’에서 ‘집밥 반찬’으로 바꿔주는 메뉴다. 늘 같은 방식으로 구워 먹던 삼겹살이 지겹게 느껴진다면, 겨울에는 볶음 반찬으로 방향을 틀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연말 식탁에서 삼겹살을 더 편하고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