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이 세상을 떠난 지 27일로 2주기를 맞는다. 그는 2023년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 됐다. 향년 48세.

고인은 사망 전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와 향정 혐의로 총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간이 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고, 사망 하루 전까지 "억울하다"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사망 이후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지난 7월에는 이선균을 협박해 3억여 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과 전직 영화배우가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5년 6개월, 6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선균은 1999년 그룹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얼굴을 알린 그는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의사 윤리를 고민하는 최도영 역할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같은 해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따뜻한 남사친 역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파스타', '골든타임', '법쩐' 등 드라마와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등 영화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 인생작으로 평가 받는다. 해당 드라마의 명대사이자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인 "편안함에 이르렀나"는 그를 추모하는 말로 쓰이고도 있다. 201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월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고인의 사망 이후 문화예술계는 깊은 애도를 표했다. 작년 1월에는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주최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란 제목의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영화감독 봉준호,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을 비롯해 이원태 감독,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고영재,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최정화 등이 참석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당시 추모 글을 통해 "이선균 배우는 정말로 한 계단, 한 계단 단단히 자기의 소임을 다하며 힘차게 정상의 계단을 올랐다"며 "오랜 인연의 부탁에 기꺼이 우정 출연과 무보수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고 큰 명성 기대할 작품에 상대 배역을 빛나게 해주는 것에 절대 인색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작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선균을 추모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화제에서는 영화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기생충', '행복의 나라',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 유작 6편이 상영됐다. 고인의 유작인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올해 여름 개봉돼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겼다.
이선균의 아내이자 배우 전혜진은 올해 3월 ENA 월화드라마 '라이딩 인생'으로 복귀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연극 무대에도 오르며 배우로서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이선균은 동료 배우 전혜진과 2009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그의 2주기를 맞아 동료들과 팬들은 여전히 깊은 그리움 속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