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 56억 투입해 ‘농업의 디지털 전환’ 선언~로봇·데이터가 농사짓는다

2025-12-27 02:49

기후·인구 위기 정면 돌파… 2026년, ‘정밀농업’으로 패러다임 바꾼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함평군(군수 이상익)이 더 이상 경험과 예측에만 의존하지 않는 ‘농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선언했다. 군은 2026년, 총 5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 기술과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38개의 스마트농업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기후 변화와 인구 감소라는 농촌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함평군농업기술센터
함평군농업기술센터

#데이터가 농장을 경영하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농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데이터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특히, ‘청년 농업인 스마트팜 자립 기반 구축’ 사업은, 청년들이 단순 농부가 아닌 ‘데이터 농업 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복합 환경 제어 시스템이 설치된 스마트 온실에서, 온도·습도·일조량 등 모든 생육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훈련을 받게 된다.

#로봇, 고령화의 빈자리를 채우다

‘로봇 기반 스마트팜 기술 시범 사업’은 농촌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노동력 부족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이다. 파종부터 수확, 방제에 이르기까지, 정밀한 로봇 기술이 24시간 쉼 없이 고된 노동을 대신하게 된다. 이는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고령의 농업인들이 더 이상 힘든 육체노동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는 첫걸음이다.

#기후 위기를 넘어서는 ‘연중 생산’

변덕스러운 기후는 농업의 가장 큰 리스크다. 함평군은 ‘쪽파 연중 생산 모델’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이 리스크를 기술로 통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부 환경과 완벽히 차단된 스마트팜 내부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함으로써, 계절과 기상 이변에 관계없이 고품질의 농산물을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 농업’의 테스트베드, 함평

함평군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농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문정모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데이터와 로봇 기술은,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 농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함평을 대한민국 미래 농업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는 ‘테스트베드’로 만들어, 청년이 돌아오는 혁신적인 농촌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신청은 내년 1월 30일까지)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