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시세(금값)... “국제 금가격은 또 최고가 경신했는데 국내는 하락 중인 이유"

국내 금시세(금값)가 26일(한국 시각) 오후 하락세(전 거래일 대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 금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는 현상은 국제 금값의 결정 요인과 국내 시장의 특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 시장에서 현물 금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트로이온스당 4531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의 주요 동력으로는 지정학적 긴장감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의 급증이 꼽힌다.

현재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선적 차단 조치, 지속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교전, 그리고 미국의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 국가(ISIS) 타격 등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자금의 안전처인 금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 시장 위축으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결과적으로 국제 금값은 올해에만 70% 이상 폭등하며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국제적 랠리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금값이 전일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즉 원화 강세 현상에 있다. 국내 금가격은 국제 금시세에 원/달러 환율을 곱하여 결정되는 구조를 가진다. 국제 금시세가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하더라도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더 크게 상승할 경우 국내 금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또한 국내 시장 내부의 수급 불균형과 차익 실현 매물도 하락 이유 중 하나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격 고점에 대한 부담감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과거 저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시장에 매물을 대거 내놓으면서 국내 금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즉, 국제 금시세는 지정학적 위기와 금리 기대감으로 떠받쳐지고 있으나, 국내 시장은 환율 변동과 고점 매도 심리가 결합돼 국제 흐름과는 대조적인 하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