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9일 청와대에 다시 봉황기가 오른다. 3년 7개월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정현관을 통해 출근하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예정된 순직 경찰·소방 공무원 유가족 초청 오찬이 용산에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될 전망이다.
29일 0시를 기점으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봉황기가 내려지는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봉황기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대통령의 주요 집무 공간에 항시 걸린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이날부터 청와대로 바뀐다. 
청와대는 1948년 정부 수립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집무실이었던 경무대에서 시작됐다. 이후 역대 정권이 이곳을 사용했으나, 도심과 동떨어진 위치와 축구장 35개 규모의 광대한 부지 탓에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군부독재 시절엔 권위주의와 밀실정치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국민과의 심리적 거리감도 컸다.
이런 이유로 김영삼·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화문 이전을 시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 수도 이전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소통 강화를 위해 본관이 아닌 여민1관에 집무실을 둘 계획이다.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 등 이른바 '3실장'과 수시로 만나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본관은 정상회담 등 국가 행사 때만 활용한다. 문 전 대통령도 업무 효율을 위해 임기 후반 여민관에서 주로 근무했다. 
국민 소통 창구로 청와대 홈페이지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재정비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청와대 사랑채에는 오픈 스튜디오를 만들어 출입기자는 물론 유튜버, 뉴미디어 제작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국무회의 등 주요 일정의 온라인 생중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경호 역시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원칙으로 국민 불편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관저는 현재 공사 중인 까닭에 이 대통령은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한다. 관저 이전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 중으로 예정됐다.
용산 시대를 접고 청와대로 돌아가는 이재명 정부가 과거의 권위주의 이미지를 벗고 국민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