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직 보좌진들이 주고받은 단체대화방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페이스북에 전직 보좌진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고심 끝에 결심했다. '여의도 맛도리'(전직 보좌진 대화방)의 실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사안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은 분명히 바로잡되, 책임을 피하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제 몫"이라며 "공직자로서 스스로를 성찰하고, 같은 우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계속되는 보도를 접한 많은 사람이 "전직 보좌직원들과 무슨 일이 있었느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묻고 있다고 김 원내대표는 전했다. 그는 면직 사유를 알고 있는 가까운 지인들은 "여의도 맛도리를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 왜 참고만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많은 고민을 했다"며 "함께 일하던 시간을 정리하며 다시는 인연을 잇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한편으로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식구처럼 지냈던, 아직 젊은 그들이 감당하게 될 책임이 걱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하며 마음을 다잡아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언론사로부터 또 다른 제보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며 "제보자는 동일 인물,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직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 역시 정치인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라며 "인내와 배려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마음은 무겁고 착잡하지만, 이제는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밝힐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시작된 각종 의혹의 출발점인 전직 보좌직원들과의 인연이 어떻게 악연으로 바뀌었는지 무거운 마음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며 한 가지 신념을 가져왔다"며 "의원과 보좌직원의 관계는 위계가 아니라 동지애, 나아가 형제애에 가까워야 한다는 믿음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게 의정 활동을 해왔고, 스스로도 성실히 해왔다고 여겼다"고 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그 믿음은 12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사태 다음 날 산산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6명의 보좌직원들이 만든 '여의도 맛도리'라는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며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해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2024년 12월 9일, 그날을 저는 잊지 못한다"며 "이들 6명에게 '텔레그램 대화방 여의도 맛도리를 보았다. 사유는 잘 알 것이다. 각자의 길을 가자. 다시는 인연을 맺지 말자'는 말로 직권면직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개인적 불화 때문이 아니다"며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철저히 짓밟힌 대화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게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난 6월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상황은 악연으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변호사 출신 전직 보좌직원 두 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의정 활동을 넘어, 거의 모든 것을 공유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 시절, 서로 신뢰 속에서 오갔던 말과 부탁, 도움은 이제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저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사실과 왜곡, 허위를 교묘히 섞어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웃으며 나눴던 말들은 추억이 아니라, 저와 가족을 겨누는 흉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치 선배의 조언대로 보좌직원과는 오직 공적·업무적 관계만 유지했어야 했던 건지, 수없이 자책했다"며 "그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분명했다. 모든 책임은 제 부덕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전직 보좌직원들은 절대적 약자, 저는 절대적 강자라는 단순한 도식, 그들은 피해자이고 저는 가해자라는 왜곡된 서사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반성은커녕 피해자 행세로 자신을 포장하며 점점 더 흑화되는 모습을 보고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제 숨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고심 끝에 비밀 대화방 '여의도 맛도리'의 불법 계엄 당시 이틀간의 대화 중 일부를 공개한다"며 "적법하게 취득한 자료"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그들은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수치심을 감수하고, 오늘은 일단 '여의도 맛도리' 90여 장의 대화 중 극히 일부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구의원 도촬, 가족과 동료 의원님들에 대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심한 욕설은 가급적 제외하거나 최소화했다"며 "본의 아니게 충격과 고통을 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디 직접 보시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김 원내대표는 모 항공사로부터 호텔 숙박권을 받고 공항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자 출처로 전직 보좌진을 지목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