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최고 명문가인데…오늘 동시에 감독 바꿨다

2025-12-24 16:55

정정용의 전술적 역량, 전북 현대의 챔피언 유지를 꿈꾸다
울산 HD, 레전드 김현석과 함께 명가 부활을 노린다

K리그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인 전북 현대와 울산 HD가 같은 날 새로운 수장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두 구단은 한국 프로축구의 명문 구단이지만, 지난 시즌의 성적과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의 지도자를 선택했다.

정정용 전북 현대 신임 감독,     김현석 울산HD 신임 감독    / 연합뉴스
정정용 전북 현대 신임 감독, 김현석 울산HD 신임 감독 / 연합뉴스

먼저 전북 현대는 전북은 "올 시즌 팀의 성공적인 변화를 완성으로 이끌 제10대 사령탑으로 정정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2025시즌이 거스 포옛 감독 체제 아래 변화의 시발점이었다면, 2026시즌은 정정용 감독과 함께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전술적 디테일을 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전북현대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정정용 감독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정정용 전북 현대 신임 감독 / 전북 현대 모터스
정정용 전북 현대 신임 감독 / 전북 현대 모터스

정정용 감독은 한국 축구계의 대표적인 학구파 지도자로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낸 인물이다. 프로 무대에서도 그는 김천 상무를 이끌고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상위권 안착을 성공시키며 지도력을 증명했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그의 이력은 전북의 유스 육성 시스템을 한 단계 더 정교하게 다듬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단은 "유스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경험한 정정용 감독의 이력은 전북현대의 육성 프로세스를 한층 정교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정용 감독이 선수 발굴과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해 팀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정 감독은 "K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 전북현대의 지휘봉을 잡게 돼 영광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거스 포옛 감독이 닦아놓은 기반 위에 나만의 디테일을 더해, 팬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코치진도 개편한다. 김천상무에서 정정용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성한수 공격 코치를 비롯해 심정현 피지컬 코치, 이문선 수비코치, 전북현대 선수 출신인 서동명 GK 코치가 합류할 예정이다.

전북은 코치진 개편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11일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반면 최악의 침체기를 겪은 울산 HD는 구단의 전설인 김현석 감독을 선임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으려는 모양새다.

같은 날 울산은 "과거 구단을 위한 헌신과 업적, 현재 구단에 관한 이해도, 선수들과 함께하는 리더십, 전술·전략 등 모든 역량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김현석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그동안 현장과 행정 경험을 두루 쌓은 김현석 감독이 명가 재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울산HD 신임 감독 / 울산HD
김현석 울산HD 신임 감독 / 울산HD

지난 시즌 울산은 3년 연속 리그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9위로 간신히 잔류했다. 선수들은 신태용 감독과의 논란과 챔피언에 어울리지 않는 실력 탓에 큰 비난을 받고 있다.

김현석 감독은 울산에서만 1990년부터 2003년까지 12시즌을 뛰며 111골을 기록한 상징적인 인물로, K리그 373경기에 출전, 111골 54도움을 기록하고 1996년 구단의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이자 구단 내 최고 레전드 중 하나다.

은퇴 후에는 울산 2군 코치, 1군 코치, 수석코치와 울산대학교 감독, 유소년 강화 부장, 행정가까지 두루 거치며 구단의 안팎을 모두 경험했다. 최근에는 K리그2의 충남아산과 전남 드래곤즈에서 감독 경력을 쌓으며 1부 리그 사령탑으로 데뷔할 준비를 마쳤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김 감독은 "모든 경험을 한데 모아 친정팀의 재건을 도울 것이다. 기대보다 걱정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쉽지 않더라도 해내야 하는 임무"라며 "내 젊음과 축구 인생 대부분을 보낸 울산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전북이 시스템의 완성을 추구한다면 울산은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정서적 통합과 인적 쇄신에 집중하는 듯 하다.

겨울 이적 시장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인사가 2026년 K리그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