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비트코인(Bitcoin, BTC)은 최근 8만 5000달러에서 9만 달러 사이의 좁은 감옥에 갇힌 듯한 움직임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4일 비인크립토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이런 답답한 흐름의 원인이 경제 위기 같은 외부 악재가 아니라, '옵션 시장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쉽게 말해 시장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딜러(은행·증권사 등)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주가가 변할 때마다 기계적으로 반대 매매(자동 방어 매매)를 하면서 가격이 튀어 오르거나 떨어지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아왔다는 것이다. 이 거대한 브레이크 장치는 오는 26일(미국 시각) 옵션 계약이 종료되면서 풀릴 예정이다.
이 현상의 핵심에는 8만 8000달러 부근에 형성된 '시장 성격의 경계선(감마 플립 레벨)'이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 선보다 높을 때는 딜러들이 '가격이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마치 오뚝이처럼 가격을 계속 중심부로 끌어당겨 변동성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가격이 이 선 아래로 떨어지면 딜러들은 살기 위해 '가격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추격 매매'를 하며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게 된다.
현재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뚫지 못하는 이유는 딜러들이 9만 달러에 걸린 '상승 베팅 물량(콜 옵션)'을 방어하기 위해 그 근처만 가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8만 5000달러 선에서는 하락을 막으려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력한 바닥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선물 시장의 '강제 청산 물량'까지 위아래로 빽빽하게 쌓여 있어 비트코인은 마치 거대한 샌드위치 사이에 낀 채 옴짝달싹 못 하는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오는 26일 예정된 옵션 만기 규모는 약 238억 달러로,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2021년(61억 달러)이나 2024년(198억 달러)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로, 그만큼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이 거대해졌음을 의미한다.
분석가 노리밋게인즈(NoLimitGains)는 이번 만기가 지나면 현재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억제 기전의 약 75%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딜러들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비트코인 현물 ETF 활동량보다 무려 13배나 강력한데, 이 영향력이 만기 날 한꺼번에 소멸하는 것이다.
결국 만기 이후 억제 장치가 사라지면 비트코인은 비로소 자유로운 몸이 된다. 8만 5000달러 지지선을 잘 지켜낸다면 10만 달러를 향한 시원한 돌파가 가능해지겠지만, 반대로 브레이크가 사라진 상태에서 지지선이 무너진다면 하락세 역시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 초부터 새로운 투자 판이 짜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