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관심 초집중…이제 전국 장례식장서 아예 사라진다는 '이것'

2025-12-24 09:07

눈길 끈 기후에너지환경부 '탈플라스틱 종합 대책' 주요 내용

정부가 전국 장례식장에서 일회용기를 사실상 퇴출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접시·식기류를 다회용기로 전환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대폭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일부 대형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의 감축 효과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정책 확대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장레식장 모습.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장레식장 모습.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정부는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대국민 토론회’에서 생산과 소비 전 단계를 바꾸는 정책 초안을 공개했다. 이를 주관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신재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약 1011만9000톤에서 700만톤 수준으로 낮춰 약 3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 의무화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로 제시됐다.

장례식장은 플라스틱 등의 일회용품 사용이 집중되는 공간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전국 장례식장에서 1년간 사용되는 일회용 접시 수는 약 4200만개로, 국내 전체 사용량 약 2억1000만개의 2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하면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 효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정책 검토의 배경이다.

현재 다회용기 전환은 서울 일부 장례식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의료원, 서울보라매병원, 시립동부병원, 중앙보훈병원 등 5개 병원 장례식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일부 비용 지원을 받아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장례식장이 202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줄인 일회용품 쓰레기만 522톤에 이른다. 이는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수치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로 차려진 조문객 차림상.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로 차려진 조문객 차림상.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다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다. 2023년 말 기준 전국 장례식장 1076개소 가운데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은 114개소로, 전체의 10.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장례식장은 여전히 일회용 접시와 식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세척·보관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는 즉각적인 전면 의무화보다는 단계적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기후부는 전국 장례식장의 세척·조리시설 보유 여부, 인력과 비용 구조를 점검한 뒤 지원 확대 방안과 의무화 적용 기준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세척시설을 이미 갖춘 장례식장을 우선 규제 대상으로 삼을지, 장례식장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할지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춘 장례식장을 어떻게 규제할지, 소규모 장례식장에는 어떤 방식의 지원이 가능한지를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국민 토론회와 간담회를 거쳐 현장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일회용품으로 가득 찬 조문객 차림상.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일회용품으로 가득 찬 조문객 차림상.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그렇다면 이러한 사항들은 ‘언제부터' 바뀌며, 이용자 부담이 '어떻게' 늘어나는 걸까. 현재로서는 전국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이 즉시 의무화되는 단계는 아니다. 시범사업 성과와 현장 여건 점검을 거쳐 단계적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만 제시된 상태다. 이용자 비용 부담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장례식장 운영 주체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 추가 비용이 조문객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규제는 탈플라스틱 정책의 상징적 전환점으로 꼽힌다. 연간 수천만 개에 달하는 일회용 접시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522톤 감축 수치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으로 구성된 일회용품 산더미.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으로 구성된 일회용품 산더미.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