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되자마자 편의점 스낵 시장을 뒤흔들며 '대폭발' 중인 이색 과자가 있다. 세븐일레븐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내놓은 ‘허니바나나맛 HBM칩’이 그 주인공이다.

24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했다. 발매 9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 개가 완판된 데 이어, 긴급 투입된 2차 물량 10만 개까지 모두 팔려나갔다. 현재 이 스낵은 세븐일레븐 전체 과자 카테고리에서 베스트 3위권 내에 안착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온라인상의 열기도 뜨겁다. 최근 일주일(12월 15~21일)간 세븐일레븐 공식 앱 내 ‘재고찾기’ 검색량은 출시 직후와 비교해 50% 급증했다. 세븐일레븐과 SK하이닉스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 역시 300만 회를 넘어섰다.

흥미로운 점은 SK하이닉스 사업장 인근 점포에서 유독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국 판매 1위 점포는 SK하이닉스 이천 사무실에서 약 500m 떨어진 사택 마을 내 ‘세븐일레븐 이천SK점’으로 집계됐다. 해당 점포는 밀려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용 매대를 별도로 구성하고, 사무실로 박스째 직접 배달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성민 세븐일레븐 이천SK점 경영주는 임직원들이 신기해하며 스티커 경품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대량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소비재와 무관한 기술 기업의 이름이 들어간 상품이 나온 점이 직원들의 높은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제품명인 ‘HBM 칩스’는 ‘허니(Honey) 바나나(Banana) 맛(Mat) 과자(Chips)’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약자다. 동시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반도체 칩을 중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자의 외형 또한 반도체 칩을 본뜬 사각형으로 제작됐다. 옥수수 칩에 허니 바나나맛 초콜릿을 입혀 은은한 초코 바나나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업에 대해 일반 대중이 반도체를 보다 친근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딱딱한 기업간거래(B2B) 기술 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직접 먹어본 소비자들의 '찐' 후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독특한 콘셉트만큼이나 맛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칩 모양이라니 신선하다": SNS의 한 이용자는 "과자 모양이 진짜 컴퓨터 칩처럼 각진 사각형이라 먹으면서도 재미있다"며 "공대생이나 IT 직종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반응이 폭발적일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초코 바나나 킥의 고급 버전", "첫맛은 바삭한 옥수수 과자인데 끝 맛에서 진한 바나나 초콜릿 향이 올라온다"며 "너무 달지 않고 은은해서 계속 손이 간다", "재고 찾기 힘들 정도로 핫하다. 재고 뜨면 바로 달려간다", "집 앞 세븐일레븐 서너 곳을 돌아서 겨우 구했다"거나 "SK하이닉스 다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박스째로 쟁여뒀다"는 인증글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