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즉사…인천 송도 민간사격장서 사망 사고 발생 “자신 향해 발사”

2025-12-23 16:34

인천 송도에 있는 민간 사격장에서 20대 남성 사망

인천 송도 지역 민간 사격장에서 20대 남성이 자신이 쏜 실탄에 맞아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실내 사격장 AI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실내 사격장 AI 이미지

22일 오후 5시 14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민간 사격장에서 20대 남성 A씨가 실탄에 맞는 사고가 일어났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3만원을 지불하고 실탄 10발을 사격하던 도중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에서 발사된 실탄에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우울증과 조현병을 앓고 있던 A씨가 자신을 향해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에 "A씨가 사격하던 바로 뒤 1.5~2m에는 직원이 있었지만, A씨가 권총 사격 중 갑자기 (총을) 머리에 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사격장의 안전장치와 안전시설 등에 대해 내사(입건 전 내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격장의 운영상 과실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민간 사격장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격 및 사격장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사격장 설치 시 경찰서장이나 시도경찰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허가 기관이 연 1회 이상 정기 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관련 법률은 14세 미만 청소년과 음주자는 물론 심신 상실자, 위해 발생 우려자 등의 사격장 이용을 금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음에도 별도의 제재 없이 사격장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내 사격 훈련장 자료 사진 / 뉴스1
실내 사격 훈련장 자료 사진 / 뉴스1

사고가 발생한 사격장은 지하철역 근처 대형 쇼핑몰 옆 상가 건물에 자리잡고 있으며, 온라인에는 이곳을 색다른 데이트 명소로 추천하는 게시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앞서 2018년 9월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실탄사격장에서도 30대 남성이 목 부위에 실탄을 맞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이후 실질적인 사고 예방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해당 사격장에 대해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으며, 운영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