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성격 엿보인다는 '청와대 집무실 위치'

2025-12-23 12:08

본관-여민관 거리(500m) 멀다며 본관 집무실 포기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고 있다. /뉴스1(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초청 오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고 있다. /뉴스1(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을 포기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3일자 JTBC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본관에 집무실이 있음에도 이 대통령은 참모들이 업무를 보던 여민관에 주 집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본관과 여민관 사이의 거리 500m가 빠른 소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참모들을 옆에 두고 일하고 싶어 하는 대통령의 성격이 이번 집무실 설계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에 있는 여민관은 주요 참모 부서가 모여 있는 건물을 뜻한다.

이에 따라 여민1관에는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 집무실이 대통령 집무실과 나란히 배치됐다. 기존에 대통령 주 집무실로 사용됐던 본관은 정상회담이나 국빈 접견 등 국가 행사에만 활용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난 77년간 최고 권력자의 거처였으나 민심과 멀어질 때마다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에 비선 실세를 불러들여 탄핵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려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제왕적 권력의 상징을 탈피하겠다며 용산 시대를 열었으나, 출근길 문답 중단과 관저 특혜 의혹 등 논란 속에 비상계엄 선포로 3년 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관저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을 이어간다. 대통령실은 국무회의 생중계와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국민과의 접점을 늘려 과거의 불통 논란을 씻을 방침이다. "언제나 생중계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대통령실의 약속이 500m 거리까지 아까워하며 참모 곁으로 다가간 집무실 배치와 맞물려 실제 소통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JTBC는 보도했다.

현재 청와대 복귀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전날 브리핑룸과 기자실이 위치한 청와대 춘추관이 공식 운영을 시작하면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지 약 3년 6개월 만에 다시 청와대 프레스센터 시대가 열렸다. 춘추관에서는 전은수 부대변인이 첫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실의 대략적인 일정을 공유했으며, 향후 대국민 소통을 위한 창구로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본관과 여민관, 영빈관 등 청와대 내 주요 시설들은 성탄절 전후를 기해 이전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 관저의 경우 리모델링 공사가 지연되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야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이전을 계기로 인근 주민들과 소통하는 행사 등도 검토하며 '구중궁궐'의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