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시대가 다시 열리자... 국민의힘이 내놓은 싸늘한 반응

2025-12-23 11:52

"오죽하면 '청와대 정부'라는 말까지 생겨났겠느냐"

청와대 전경 / 뉴스1 자료사진
청와대 전경 / 뉴스1 자료사진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에 대해 "청와대 귀환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기대보다 걱정과 우려가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판단과 발언이 국정 전반을 압도하는 모습에 벌써부터 '청와대 정부 시즌 2'로 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는 오랜 기간 구중궁궐과 불통 정치의 상징으로 지적돼 온 공간"이라며 "물리적 폐쇄성은 곧 정치적 고립으로 이어졌고, 역대 대통령들 역시 임기 초 소통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의 말과 결정이 국정을 좌우하는 방식으로 굳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죽하면 '청와대 정부'라는 말까지 생겨났겠느냐"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 상황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드러난 법치 훼손 논란과 정책 실패·혼선, 측근 중심 인사 문제, 그리고 공직자들을 향한 공개 질책과 호통이 반복되는 국정 운영 방식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통령 가족과 측근 비리를 감시할 특별감찰관 도입은 여전히 말뿐이고, 인사 과정의 비선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전에 소요되는 예산 문제도 거론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청와대 복귀에 259억 원, 다시 국방부가 들어오는 데 238억 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혈세 낭비는 앞으로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일이다"며 "광화문 정부청사 등 대안이 있었던 만큼 청와대를 다시 선택한 결정에는 그에 걸맞은 무거운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결국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어디에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제대로 듣고 국정을 운영하느냐다"라며 "국정 운영 역시 대통령의 말을 전하는 '생중계 쇼'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스피커'가 될 수 있는지가 국정 성공의 관건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다시 '구중궁궐의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논평 전문>

대통령실이 용산에서 청와대로 이전을 시작하며, 대통령 집무 공간의 청와대 복귀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청와대 귀환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기대보다 걱정과 우려가 앞서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오랜 기간 ‘구중궁궐’, ‘불통 정치’의 상징으로 지적돼 온 공간입니다. 물리적 폐쇄성은 곧 정치적 고립으로 이어졌고, 역대 대통령들 역시 임기 초 소통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의 말과 결정이 국정을 좌우하는 방식으로 굳어져 왔습니다. 오죽하면 ‘청와대 정부’라는 말까지 생겨났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드러난 법치 훼손 논란과 정책 실패·혼선, 측근 중심 인사 문제, 그리고 공직자들을 향한 공개 질책과 호통이 반복되는 국정 운영 방식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판단과 발언이 국정 전반을 압도하는 모습에, 벌써부터 ‘청와대 정부 시즌 2’로 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가족과 측근 비리를 감시할 특별감찰관 도입은 여전히 말뿐이고, 인사 과정의 비선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 복귀에 259억 원, 다시 국방부가 들어오는 데 238억 원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국민 입장에선 되돌아가는 이사 행렬을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혈세 낭비는 앞으로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일입니다.

결국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어디에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제대로 듣고 국정을 운영하느냐’입니다. 광화문 정부청사 등 대안이 있었던 만큼, 청와대를 다시 선택한 결정에는 그에 걸맞은 무거운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다시 ‘구중궁궐의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정 운영 역시 대통령의 말을 전하는 ‘생중계 쇼’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스피커’가 될 수 있는지가 국정 성공의 관건임을 분명히 지적합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