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새해 벽두부터 ‘작정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첫 방송을 열흘 앞두고 공개된 3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만으로도 댓글 창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기대감을 증명했다. “연기 맛집”, “대박 각”, “캐스팅 미쳤다”는 반응이 쏟아진 가운데, 2026년 1월 2일 금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을 예고한 MBC 새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판사 이한영’(기획 장재훈/극본 김광민/연출 이재진, 박미연/제작 오에이치스토리, 슬링샷스튜디오)은 거대 로펌의 노예처럼 살아가던 ‘적폐 판사’ 이한영이 10년 전으로 회귀한 뒤, 새로운 선택으로 거악을 응징하는 정의 구현 회귀 드라마다. 회귀라는 장르적 쾌감에 법정극의 긴장감, 그리고 권력 구조를 정면으로 겨누는 서사가 결합됐다.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하듯, 공개된 하이라이트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작품의 결을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영상 속 회귀 전의 이한영(지성 분)은 ‘해날로펌의 머슴 판사’로 군림한다.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냉혹함은, 어머니 신남숙(황영희 분)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 정도다. 그러다 무언가가 잘못됐음을 깨달은 한영은 장인어른이자 해날로펌의 실권자 유선철(안내상 분)에게 “저와 해날로펌의 거래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선언하며, 스스로 목줄을 끊어낸다.
하지만 결별은 곧바로 ‘대가’를 부른다. 목숨의 위협까지 이어진 끝에, 한영은 비 내리는 날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정확히 10년 전인 2025년으로 돌아온다.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쥔 한영은 “다시 바로잡는 거야”라는 결의와 함께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다짐한다. 여기서부터 ‘판사 이한영’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해진다. 과거의 잘못을 알고 있는 인물이,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결정을 내리며 어떤 대가를 치르고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회귀물의 묘미가 ‘예측 가능한 미래를 바꾸는 과정’에 있다면, 이 작품은 그 변주를 ‘법’과 ‘권력’이라는 무대로 확장한다.
하이라이트가 특히 강하게 남기는 장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강신진(박희순 분)의 등판이다. 한영은 신진과 악수하며 “수석님께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지만, 내면엔 복수심이 들끓는다.

“전생에서는 말 한번 섞지 않은 나를 죽게 하더니, 이번 생에선 만나자마자 숟가락부터 섞자고?”라는 비꼼은 두 남자의 관계가 단순한 상하가 아닌 ‘정면충돌’로 치닫는다는 신호다.
신진 역시 “난 이 힘을 자네와 함께 쓰고 싶어”라며 한영을 끌어들이려 하고, 그 대치의 에너지가 영상의 온도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또 다른 축은 검사 김진아(원진아 분)다. “나 장태식 잡으려고 검사 됐어요”라는 한마디로 각오를 못 박은 진아는 장태식(김법래 분)의 압박과 위기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한영이 “같이 합시다”라고 손을 내미는 순간, 개인의 복수를 넘어 ‘연대’의 서사가 열린다.
여기에 대진일보 기자 송나연(백진희 분), 충남지검 검사 박철우(황희 분), 석정호(태원석 분) 등 한영 편에 설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일명 ‘판벤저스’의 탄생을 예고한다. 악의 무리들이 계속해서 한영을 압박하는 가운데, 그가 외부의 거센 압력 속에서도 동료들과 끝까지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지성의 귀환’이다. 지성은 이번 작품으로 ‘킬미, 힐미’ 이후 10년 만에 MBC로 돌아온다. 제작진이 “남다른 열정으로 임했다”고 전한 만큼, 분노·코믹·액션까지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으로 ‘이한영’의 다층적 변화를 그려낼 전망이다. 겉모습의 변화는 물론, 두 번째 삶을 얻은 인물이 느낄 복잡한 내면—권력의 어둠에서 정의의 빛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심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리느냐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은 이제 코앞이다. 3분짜리 하이라이트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이번 생에서는 어떤 인생을 살지.” 그리고 그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일 캐스팅과 설정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판사 이한영’은 새해 안방극장 판도를 흔들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MBC 새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2026년 1월 2일(금) 밤 9시 40분 첫 방송된다.
